[전진문의 즐거운 독서] <3> 『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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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브라이언 클라스는 런던대학교 교수로, 정치학에서 심리학, 인류학, 생물학, 사회과학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연구하는 학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은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상상하길 좋아한다고 지적한다.
수렴성은 진화생물학에서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어' 학파다.
이 책을 통해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이 그냥 벌어지는 일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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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418면, 2024)
이 책의 저자 브라이언 클라스는 런던대학교 교수로, 정치학에서 심리학, 인류학, 생물학, 사회과학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연구하는 학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은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상상하길 좋아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인간사의 이 무질서함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해줄 것을 원하면서 '우연성'은 무시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세상은 우발적인가 수렴적인가"를 묻고 있다. 수렴성은 진화생물학에서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어' 학파다. 우발성은 '어쩌다 그럴 수도 있지' 학파다. 이 점은 필자도 늘 의문을 품고 있었던 주제였다. 세상은 예측 가능하고, 질서정연한 규칙성을 띤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대개 이 규칙성을 직접 파악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스스로가 운명의 주인이라 생각한다. 인생의 태피스트리는 마법의 실로 짜여 있다. 풀어낼수록 끝도 없이 길어지는 실이다. 현재의 모든 순간은 저 머나먼 과거까지 뻗어 나가는, 서로 연관되어 있지 않은 가닥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폴 매카트니가 기타를 되는 대로 튕겨보다가 우연히 찾아낸 경이로운 4분의 시간 동안 시대를 초월한 명곡 이 불쑥 작곡됐음을 예로 들었다. 우리는 이야기 만들기를 좋아하는 '스토리텔링 애니멀'이기에 임의성에 만족하지 못한다. 우리의 뇌는 서사를 위해 설계됐고, 좋은 이야기는 명료한 원인과 결과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저자는 최고의 지식인들조차 사회적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진정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또 세계는 너무나 빠르게 변해서 과거의 규칙성이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확률의 유통기한이 더욱 짧아져 미래는 점차 불확실해지고 가끔은 예측할 수 없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선택을 해야 한다. 인간은 매우 경이로운 존재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최적화하는 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가장 바람직한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것'을 고른다는 의미다.
현실에는 기승전결의 전개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실을 그 구조에 밀어 넣는다. 우연히 그냥 일어나는 일을 무리하게 인과관계로 설명하려 하지 말고, 그냥 우연으로 받아들이자. 이 책을 통해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이 그냥 벌어지는 일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상진 기자 sjkim@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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