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선물로 노벨상 받은 양자역학...“이론 넘어 세상을 바꿨다”

최원석 기자(choi.wonseok@mk.co.kr) 2025. 10. 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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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컴퓨터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한 연구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이론 수준에 머물던 양자역학 현상이 거시세계에서도 일어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노벨 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실험으로 양자역학적 특성이 거시적인 규모에서도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양자 암호학, 양자 컴퓨터, 양자 센서를 포함한 차세대 양자 기술 개발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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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물리학상에 실험 물리학자 3명
거시세계에서도 양자역학 적용됨 밝혀
초전도체 회로 만들어 양자터널링 관측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의 시작점
202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 존 클라크 UC버클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미셸 드보레 예일대 물리학과 교수, 존 마티니스 UC산타바바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사진=노벨상위원회]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컴퓨터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한 연구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이론 수준에 머물던 양자역학 현상이 거시세계에서도 일어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양자컴퓨터와 양자 센서 등 오늘날 개발되는 첨단 기술들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2025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클라크 UC버클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미셸 드보레 예일대 물리학과 교수, 존 마티니스 UC산타바바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 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실험으로 양자역학적 특성이 거시적인 규모에서도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양자 암호학, 양자 컴퓨터, 양자 센서를 포함한 차세대 양자 기술 개발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수상자들은 1984년 전기 저항 없이 전류를 흘릴 수 있는 초전도체로 전자 회로를 만들어 양자 터널링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다. 양자 터널링은 입자가 거대한 에너지 장벽을 순간이동 하듯이 넘어가는 물리 현상이다.

이들의 성과는 물리학에서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10여 년 전, 영국의 물리학자 브라이언 조셉슨은 초전도체 사이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층을 끼워 넣어도 전류가 흐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조셉슨 접합’ 또는 ‘조셉슨 효과’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이후 양자 실험의 기반이 됐지만, 이때까지는 미시 세계의 현상에 머물렀다.

올해 수상자 3명은 조셉슨 효과를 거시 세계로 확장했다. 이들의 실험이 있기 전에는 학계에서도 양자 현상이 거시세계에 적용될지를 놓고 반신반의한 입장이었다.

수상자들은 초전도체 회로를 만들었고, 이 회로에서 양자 터널링 현상을 관측했다. 전자를 에너지 장벽에 가둔 후, 에너지 장벽 바깥의 전압을 측정했다. 양자 터널링이 없다면 전압이 측정되지 않아야 했지만, 실험에서 이들은 전압 측정에 성공했다.

이는 미시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줄 알았던 양자역학적 현상이 거시 세계에서도 일어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자역학이 단순 물리 이론이 아니라, 오늘날 양자컴퓨터 등 여러 첨단 기술로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이 실험으로 말미암아 본격적인 양자 기술 개발이 시작됐고, 오늘날 IBM과 구글 등이 집중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로 이어졌다. 양자컴퓨터의 여러 유형 중에서도 가장 유망한 것으로 꼽히는 초전도체 양자컴퓨터는 이들의 실험과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정연욱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양자컴퓨터 기술에 많은 사람들이 기여했지만, 그 모든 시작점이 이번 수상자들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후 연구자들은 양자역학을 응용한 기술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다양한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수상자 3명은 당시 같은 연구실에 있던 스승과 제자였다. 마티니스 교수는 당시 존 클라크 교수의 연구실에서 공부하던 박사과정생이었고, 드보레 교수는 박사후연구원이었다.

올해가 양자역학 100주년인 만큼,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더욱 뜻깊다. 양자역학의 주요 이론이 나온 지 100주년을 기념해 유엔은 올해를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탄생 100년이 지나, 양자역학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올해 수상자들은 학계에서도 수상에 전혀 이견이 없는 인물로 꼽힌다. 정 교수는 “언제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을 인물”이라며 “노벨상위원회가 올해 양자 100주년을 염두에 놓고 수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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