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MBN 자살예방 기획 세 번째 시간, 오늘은 높은 주거비와 과도한 경쟁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홍콩으로 갑니다. 홍콩은 지난 2003년에 10만 명당 자살률이 18.6명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후 자살 충동을 가라앉히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한범수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홍콩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4.1명이었습니다.
29.1명을 기록한 우리나라의 반도 되지 않습니다.
비결을 알아봤습니다.
[어떻게 자살률 낮췄나? : ① 충동을 가라앉혀라]
대형 쇼핑시설을 찾았습니다.
▶ 스탠딩 : 한범수 / 기자 - "쇼핑몰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직 낮은 층이다 보니까 난간이 배 높이 정도 됩니다. 한 층 더 올라가 보겠습니다. 여기서부턴 사람 평균 키보다 높게 난간이 설치돼 있습니다."
모든 층의 난간 높이가 낮았을 때는 윗층에서 세 명이 뛰어내려 숨졌습니다.
그런데 층수에 따라 난간을 높인 이후, 자살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투신 시도를 어렵게 만들어 자살 위험자들이 순간적인 고비를 넘길 수 있게 했다는 분석입니다.
번개탄도 찾기 어렵게 해놨습니다.
슈퍼마켓을 한참 헤매고 나서야 구석에 놓인 제품을 발견했습니다.
물건을 찾는 사이 자살 충동이 가라앉도록 일부러 가려둔 겁니다.
이런 조치 덕분에 한국에서 번개탄 자살자 수가 급증한 사이, 홍콩에선 10년 만에 10만 명당 4명에서 2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24시간 상담 전화번호도 여기저기서 눈에 띕니다.
번개탄 포장지와 구글 검색 결과창에 적힌 상담 번호로 "살고 싶은 희망을 놓지 마라"고 설득합니다.
▶ 인터뷰 : 입시우파이 / 홍콩대 사회복지·사회행정학과 교수 - "자살 수단을 차단해야 위험자에게 개입할 기회가 늘어납니다.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커지고요."
[어떻게 자살률 낮췄나? : ② 모두가 생명 지킴이]
노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 사회복지시설입니다.
사회복지사들은 고령층 이용자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지도 살펴봅니다.
동네 병원 간호사들도 단골 환자에게 이상한 조짐이 나타나는지 관찰합니다.
자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관계 단체가 선제적인 상담과 맞춤형 지원에 나섭니다.
▶ 인터뷰 : 응치콴 / 홍콩 자살예방센터 상임이사 - "지역 공동체를 교육해야 합니다. 자살 예방 문지기를 세우는 거죠. 간호사나 사회복지사, 교사 등을 통해서요."
▶ 스탠딩 : 한범수 / 기자 - "자살률을 낮추려면, 충동적인 선택을 제어하고 지역 공동체의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는 사실을 홍콩의 사례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한범수입니다."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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