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스토리]너도 나도 빠른 농구, 42세 함지훈의 느린 농구

수원/정지욱 2025. 10. 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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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4리바운드 2어시스트). 현대모비스 함지훈이 KT와의 경기에서 남긴 기록이다.

경기 후 함지훈은 "프로생활 18년 하면서 클러치 상황에서 자유투를 3, 4번 던졌는데 한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자신있었고 볼이 손끝을 떠날 때도 무조건 들어간다고 생각했는데 뒷링 맞고 나와서 깜짝 놀랐다. 은퇴 앞두고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겠나 해서 자신있게 던졌는데...자신감과 자만은 정말 한끝 차이인가보다"라며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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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수원/정지욱 기자] 3점(4리바운드 2어시스트). 현대모비스 함지훈이 KT와의 경기에서 남긴 기록이다.


단 한골(골밑슛 1골+자유투 1개)이지만 묵직했다.

7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KT와 현대모비스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 

 

64-64. KT와 현대모비스가 팽팽하게 맞선 경기 종료 50초 전. 공격권을 쥔 현대모비스가 공격을 전개했다. 에릭 로메로를 거쳐 골밑에 있는 함지훈에게 패스가 향했다. 20초의 공격 시간을 쓰고 그의 손에 공이 쥐어진 시점은 경기종료 30초전.

급박한 상황이지만, 함지훈은 느긋했다. 여유있는 훼이크로 상대의 블록슛을 피한 뒤 손 쉬운 골밑 득점을 올렸다. 현대모비스에 역전을 안기는 득점이었다. 

 

종료 직전 KT 아이제아 힉스의 욱여넣기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양 팀의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지만, 이 득점이 아니었다면 함지훈의 골밑슛이 위닝샷이었다. KT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득점이기도 했다.

우리나이로 마흔 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묵직한 골밑슛이었다.

72-74로 뒤진 연장 종료 직전에는 레이션 해먼즈의 3점슛이 빗나가는 상황에 대비해 함지훈은 골밑에서 박스아웃을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공이 그의 앞에 떨어졌다. 공격리바운드 후 골밑슛 시도 중 자유투를 얻었다.

연장 5분 내내 슛을 한 개도 안 쏜 그는 심판들이 비디오를 보는 동안 얼른 볼을 가져와 자유투 연습을 했다. 데드볼 상황이었지만 이를 눈치챈 힉스가 얼른 달려가 점프해 이 슛을 손으로 쳐냈다.

함지훈은 자유투 2개 중 2번째 슛을 실패하면서 승부를 2차 연장으로 끌고 가지는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73-74로 석패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함지훈의 '짬'을 실감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경기 후 함지훈은 "프로생활 18년 하면서 클러치 상황에서 자유투를 3, 4번 던졌는데 한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자신있었고 볼이 손끝을 떠날 때도 무조건 들어간다고 생각했는데 뒷링 맞고 나와서 깜짝 놀랐다. 은퇴 앞두고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겠나 해서 자신있게 던졌는데...자신감과 자만은 정말 한끝 차이인가보다"라며 아쉬워 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함지훈의 가족들이 왔다. 라커룸을 나오는 그에게 큰 아들이 달려가 '아빠, 마지막에 왜 못넣었어'라며 인사했다.

두 아들의 인사에 답변도 그 다웠다. 

"어, 너네 빨리 보려고"

농구인들이 흔히하는 말이있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가치가 있는 선수'.
경기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알 수 없는 함지훈의 가치.

너도 나도 '빠른 농구'를 하겠다는 시대에 느긋한 농구의 매력을 보여주는 베테랑 함지훈. 이대로 은퇴하기 정말 아깝다.

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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