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라는 말 못하겠다”…선수들 투혼에 끝내 눈시울 붉힌 이호준 NC 감독 “이 분위기 이어간다면 정말 강팀 될 것” [WC 2 현장]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5. 10. 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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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열심히 하라는 말을 못하겠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고 내년에도 팀 컬러로 자리잡힌다면 NC는 정말 강한 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이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들의 투혼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 감독이 이끄는 NC는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와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치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눈물을 보인 이호준 감독. 사진=연합뉴스
최근 기적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NC 선수단. 사진=연합뉴스
최근 NC는 기적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초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아 보였지만, 막판 9연승을 달리며 71승 6무 67패를 기록,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이어 전날(6일) 펼쳐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4위 삼성 라이온즈(74승 2무 68패)를 4-1로 제압했다. 이들은 이제 지난해 KT위즈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노리고 있다.

다만 현재 상황은 좋지 못하다. 주전 안방마님 김형준이 왼손 유구골 골절로 사실상 시즌 아웃됐으며, 박건우도 햄스트링 통증을 안고 있다. 박민우는 허리 부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불펜 투수들도 모두 과부하에 걸린 상태다.

경기 전 만난 이호준 감독은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라는 말을 못하겠다”며 눈물을 보인 뒤 “이 분위기를 이어가고 내년에도 팀 컬러로 자리잡힌다면 NC는 정말 강한 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NC는 이날 투수 로건 앨런과 더불어 김주원(유격수)-최원준(중견수)-박민우(지명타자)-맷 데이비슨(1루수)-권희동(우익수)-이우성(좌익수)-서호철(2루수)-김휘집(3루수)-김정호(포수)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다음은 이호준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오늘 라인업에 김형준, 박건우가 빠졌다.

- 우려했던 대로 김형준은 왼손 유구골이 골절됐다. 박건우는 뒤에 대타 정도는 준비할 수 있다. 김형준은 그 손으로 어떻게 홈런을 쳤을까. 홈런 전 이미 통증이 왔다. 수술은 아닌 것 같고 깁스를 해야 할 것 같다. 홈런 치고 들어와 구창모 연습 투구 받을 때 통증이 굉장히 심했던 것 같다. 자기도 모르게 몸을 틀면서 있을 정도였다.

Q. 야수 권희동이나 김휘집이 포수를 봐야 할 상황도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 다 준비해야 될 상황이다. 학창시절 포수를 본 선수를 우선으로 한다. 남아 있는 선수가 앉아야 할 상황이다.

Q. 선발로 나가는 김정호에게 해주신 이야기가 있는지.

- 오늘 선발투수로 나가는 로건과 합을 맞춰야 한다. 짧은 시간 뭘 하기엔 쉽지 않다. 기본적인 이야기만 배터리 코치가 했을 것이다. 배터리 코치가 좀 바쁠 것 같다.

Q. 김정호의 송구 능력은 어떤지.

- 어깨가 좋다. 김형준 다음으로 좋은 포수다.

Q. 허리 통증을 안고 있는 박민우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수비하고 주루 쪽은 아직이다. 방망이는 100%라 지명타자로 기용한다. 슬라이딩 정도만 자제하면 게임 뛰는데 무리 없을 것 같다.

Q. 선발투수 로건은 언제까지 끌고 가실 생각이신지. 김녹원과 신민혁은 불펜 대기하는지.

- 로건은 7이닝 기대한다. 이유는 중간 투수들이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공을 던졌다. 사실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로건이 7이닝을 던져주길 기대하고 있다. 오늘은 (김)녹원이, (신)민혁이가 투수 쪽에서 포인트가 될 것 같다.

Q. 햄스트링 통증을 안고 있는 박건우는 병원에 다녀왔는지.

- 병원 안 갔다. 아이싱하고 치료했다. 오늘 아침에 체크했다. 대타는 가능하다 했다.

Q. 굉장히 힘든 상황인데 선수들에게 짠한 마음이 드실 것 같다.

- 열심히 하라는 말을 못하겠다(눈물). 너무 힘들게 왔다. 짠하다. 매우 고맙고 대견하다. 정말 선수들이 짜낼만큼 짜내고 있다. 감독으로 미안하기도 하다. 팀만 생각하고 달려주고 있는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이게 팀인 것 같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고 내년에도 팀 컬러로 자리잡힌다면 NC는 정말 강한 팀이 될 거라 생각한다.

- 어제 저녁부터 보고 받고 마음이 안 좋았다. 김형준이 유구골 골절됐는데도 홈런을 쳤다. 박건우, 박민우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얼마나 참고 여기까지 왔는지 마음이 참 그렇더라. 김형준이 유구골 골절됐다는 소리 듣고 좀 그랬다. 지금 중간 투수들도 엄청나게 부하가 올라온 상태다. 올해 1년만 야구할 것도 아닌데 선수들이 서로 ‘하겠습니다, 하겠습니다’ 하더라. 감독 입장에서 이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 마음이 계속 안 좋았는데 울컥했다.

이호준 감독의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달성할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대구=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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