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벨상 수상했는데…” 연락 안 돼 발구르는 노벨위원회

아이다호 오지서 ‘디지털 디톡스’ 추정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사진. 왼쪽부터 메리 브랑코, 프레드 람스델, 사카구치 시몬. AP 연합뉴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이 ‘말초 면역 관용’ 메커니즘을 규명한 3인에게 돌아간 가운데, 수상자 중 한 명인 프레드 람스델(65) 미국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고문이 ‘디지털 디톡스(일정 기간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 사용을 중단하는 것)’ 중이라 노벨위원회가 아직 수상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7일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전날 람스델 고문과 메리 브랑코(64) 미국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 선임매니저,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를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말초 면역 관용 관련 발견으로 암과 자가면역 질환 등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금은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5000만 원)로, 세 명에게 똑같이 나눠 지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세 명 중 람스델 고문에게 수상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가 현재 디지털 디톡스 중이라 연락을 할 방법이 없다는 것. 람스델 고문의 친구이자 연구실 공동 설립자인 제프리 블루스톤은 AFP통신에 “나 역시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아마 (람스델이) 아이다호 오지에서 배낭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앞서 브랑코 선임매니저에게 연락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가 노벨위원회가 수상 결과를 발표한 스웨덴 스톡홀름과 9시간 시차가 나는 미 서부에 거주 중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연락이 닿았다고 한다.

노벨위원회는 2020년에도 수상자와의 연락문제로 한 차례 발을 구른 바 있다. 당시 밥 윌슨·폴 밀그럼 미 스탠퍼드대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는데, 윌슨 교수는 당초 밤중에 전화가 울리자 전화선을 뽑아버렸다고 한다. 이에 노벨위원회는 그의 아내에게 대신 연락해야 했다. 그런데 밀그럼 교수 역시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 두어 연락이 닿지 않았고, 윌슨 교수가 직접 그를 찾아가 깨운 뒤 수상 소식을 전했다.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