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퇴사보다 버티기?…불만 있어도 더 열심히 일한다

열정은 식었지만 일은 더 열심히 한다. 이유는 단 하나, 지금 회사를 버티는 게 그나마 낫기 때문. 요즘 직장인들은 불만이 있어도 이직보다는 인정받는 것을 택하고, 원하는 일이 아니어도 안정성을 좇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우선 현재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 수준'이라는 평가가 49.4%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업무 몰입도는 2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임한다”는 응답은 2023년 75.2%에서 2025년 82.1%로 증가했다. “자신만의 직업적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비율도 72.6%에서 78.9%로 소폭 상승했다.
직장인들이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고자 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직 의향의 감소다. 이직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023년 58.0%에서 2025년 48.1%로 크게 줄었다.
언제든 이직할 준비는 되어 있다는 인식은 여전히 높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망설이는 분위기다.
잦은 이직이 커리어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은 81.7%에 달했으며, "이직보다 현재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응답은 2023년 58.7%에서 2025년 67.0%로 상승했다.
"당분간은 현재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직장인은 무려 82.6%에 달했다.
이는 불안정한 사회경제 환경과 맞물려 있다. 응답자의 80.8%는 "지금처럼 불안정한 시기에는 이직보다 현재 직장에서 자리 잡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직 의향이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현 직장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76.8%, 업계의 일자리 상황 악화로 이직을 보류하고 있다는 응답도 63.1%를 차지했다.
심지어 "경제적으로 안정돼도 계속 일할 것 같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겼고(53.7%), "어떤 일이든 계속 일할 것 같다"는 비율은 67.6%에 달했다.
이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용에 대한 ‘심리적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조기 은퇴를 뜻하는 F.I.R.E족에 대한 관심은 감소했다. 50세 이전 은퇴 의향은 2023년 61.5%에서 2025년 48.5%로 줄었다.
응답자의 34.4%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 10억~20억원 이상의 자산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엠브레인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직장생활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며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원하는 일이 아니어도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안정적인 직장이 이들에게 중요한 심리적 버팀목이 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잡 허깅이란 만족스럽지 않은 직장이더라도 경제적 불확실성과 구직 시장의 악화로 인해 이직을 미루고 현 직장을 붙잡는 행동을 의미한다.
미국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최근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과거처럼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직장을 자주 옮겼던 직장인들이 불행하더라도 현재 직장을 고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과거 코로나19 팬데믹과 그 이후 엔데믹 시기에는 직장인들이 자유롭게 잡 호핑을 했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불경기와 채용 감소로 무작정 퇴사하기 어려워지자 직장인들은 최대한 현 직장에 남으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잡 허깅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심리적 안전망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의 현실적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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