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부해’ 나온 李대통령 “K팝·K드라마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음식”
“집안 정치는 아내한테 밀려” “부부싸움 도중에 밥 먹어” 농담도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정치권 공방이 뜨거운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가 6일 밤 방영됐다. 이 대통령은 K-푸드를 홍보하자는 취지로 취임 후 첫 예능 출연에 나서며, 지난달 28일 해당 방송을 사전 녹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권에선 이 대통령의 촬영이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 수습과정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 "추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풍성함이다. 우리 국민 여러분 모두 즐거운 추석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우리나라는 문화가 자산이다. 그 중 K팝이나 드라마도 중요하지만 진짜 핵심은 음식"이라며 "음식은 (입맛이) 고정되면 잘 바뀌지 않는 만큼 지속성이 있어 산업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예능에 출연한 배경에는 세계 시청자들에게 한식의 장점을 알리고 K-푸드 수출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가 담겼다는 게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셰프들에게 부탁한 요리 주제 역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푸드'와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식재료, 시래기'로 정했다.
이 대통령은 방송에서 김혜경 여사가 해 주는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요리로 '시래기 고등어조림'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시래기는 추억의 음식이자, 맛도 좋고 비타민도 풍부한 건강식"이라며 "원산지 '한국'을 표시해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은 배추, 더덕, 콩, 표고버섯 등 각종 한식 재료를 소개하면서 "배추는 정말 좋은 음식이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배추전을 부쳐 먹어도 좋다"고 말했다. 더덕에 대해서는 "어릴 때 많이 캐서 먹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여담으로 "최근 아들이 추천해줘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봤다"고 하자 한 출연자는 "케데헌에서 김밥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이 교포들이 가장 뭉클해하는 장면"이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최근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어린이들과 함께 김밥을 만들었던 경험을 언급했다. 김 여사는 "외국에서는 그동안 (동양 음식이) '스시'로 대표되고 있었지만, 이제 김밥이라고 다들 자신 있게 말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선 예능 특성상 가벼운 농담도 오갔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 부부는 부부싸움 할 때도 중간에 밥을 먹고 싸운다더라'는 진행자의 말에 "싸우다가도 처음에 싸움을 시작한 이유는 잊어버린 채 식사하지 못한 것이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부부싸움을 하면 (이 대통령이) 장문의 편지를 써서 주는 습관이 있다. 주로 반성문"이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제가 잘못해서 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스튜디오에서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가능하면 여기(김 여사)에 맞춰 달라. 집안 정치에서는 (제가) 완전히 밀리니까"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野 "예능에 밀린 중대본 회의" "냉장고 말고 李 머릿속 궁금"
정치권에서는 이번 냉부해 방송을 앞두고 여야 공방전이 지속됐다. 이 대통령 촬영 일정 관련 의혹을 제기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이 촬영에 나선 때(9월28일 12:00 무렵 추정)는 국정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전산망 647개, 대국민 서비스 436개가 중단돼 금융·물류·출입국·방역에 구멍이 뚫린 초유의 상황이었다"고 짚었다.
주 의원은 이어 "대통령실도 예능 촬영이 부적절한 상황임을 잘 알기에 법적 조치 협박까지 하며 촬영 날짜를 감추려 했다"며 "제가 추가 증거를 공개하고 나서야 이틀 만에 자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강유정 대변인은 해당 주장에 대해 "주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라며 "대통령실은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법적 조치도 강구 중임을 알린다"고 반박했다.
이후 논란과 관련된 이 대통령의 일정이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공개되기도 했다. 홈페이지 내용을 보면 국정자원 화재 발생(9월26일 오후 8시20분) → 이 대통령 귀국(26일 오후 8시40분) → 화재 초진(27일 오전 6시30분) → 기자단 공지(27일 오전 9시39분) → 대통령 주재 비상대책회의(28일 오전 10시50분) →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28일 오후 추정) → 중대본 회의 주재(28일 오후 5시30분)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해당 일정 공개 이후에도 총공세를 이어갔다. 주 의원은 "중대본 회의가 예능에 밀린 최초 사례다. 냉장고가 중요하냐, 전산망이 중요한가"라며 "한가하게 대통령이 예능에 나올 때인지 불안한 국민이 묻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 대통령의 48시간 행적, 결국 거짓말이었다"며 "지금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 속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머릿속이 궁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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