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도 안 된 프랑스 총리 사임... 내각 발표 하루 만

곽주현 2025. 10. 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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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프랑스 총리에 임명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가 한 달도 되지 않은 6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르코르뉘 총리는 2023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5번째 총리였다.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당이 없는 프랑스 의회에서 르코르뉘의 '안이한 선택'에 좌우 모두가 반발했고, 일부 당은 르코르뉘 총리의 의회 연설이 예정된 7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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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두번째 임기 5번째 총리
익숙한 내각 인선에 좌우 모두 반발
"프랑스 정치적 위기 다시 심화"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6일 사임 발표를 위해 파리 마티뇽 호텔 앞으로 나오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지난달 9일 프랑스 총리에 임명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가 한 달도 되지 않은 6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르코르뉘 총리는 2023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5번째 총리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엘리제궁은 르코르뉘 총리가 6일 오전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가 총리 자리에 앉은 지 겨우 27일 만이다. 로이터는 "르코르뉘의 사임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으며, 프랑스의 정치적 위기가 다시 한 번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코르뉘 총리의 사임은 전날 그가 진행한 내각 발표가 강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새로 발표된 장관 18명 중 3분의 2가 기존 내각 출신이었으며, 나머지도 마크롱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이들로 "새로운 것이 없다"는 야권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국방부 장관직에 브뤼노 르메르 전 재무부 장관을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결정이 가장 큰 비난을 받았다. 르메르 전 장관 재임 기간 동안 프랑스 재정 적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당이 없는 프랑스 의회에서 르코르뉘의 '안이한 선택'에 좌우 모두가 반발했고, 일부 당은 르코르뉘 총리의 의회 연설이 예정된 7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새 내각 구성은 반대파는 물론 동맹 세력까지 분노하게 만들었다"며 "분열된 프랑스 의회 환경에서 새 정부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분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올해 7월 13일 파리에서 진행된 군 지도자 대통령 연설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스 정치는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래 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었고, 특히 지난해 조기 총선을 실시한 이후 분열은 더욱 심각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의 '우군' 역할을 해야 할 중도파와 동맹 보수파가 전체 577명 중 210석 남짓을 차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임명된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는 겨우 3개월 만에 불신임으로 물러나야 했고, 뒤를 이은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도 9개월 만에 불신임으로 자리를 내줬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NR)과 극좌 정당인 불복하는프랑스 등 야당들은 아예 마크롱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총리 사임으로 프랑스 정부는 또 다시 제대로 일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AP통신은 "불과 전날 밤에 임명된 장관들이 임시 장관이 되는 기이한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임시 장관은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만 그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코르뉘 사임에 프랑스 주요 주가지수인 CAC40은 이날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 가까이 하락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행주가 주요 '타깃'이 되면서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아그리콜이 4~5% 하락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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