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어도, 아파도...오늘도 일하고 있을 사람들
온라인 플랫폼노동자·프리랜서 55% "아파도 어쩔 수 없이 일해"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보고서, 고용·산재보험 가입률 10% 내외
소득단절과 불이익 및 일감 단절 때문에 '아파도 어쩔 수 없이 일해'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온라인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중 절반 이상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상황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중 약 90%는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달 30일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가 발간한 이슈와 쟁점 '온라인 플랫폼노동·프리랜서의 건강 및 사회안전망 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 동안 실시한 온라인 플랫폼노동자·프리랜서 총 456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5.5%가 아파도 쉬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일했다고 답했다. '주 1회 이상' 응답이 17.6%(주 1회 15.4%, 거의 매일 2.2%)였고, 월 1회 정도로 '약간 있다'는 의견도 37.9%였다.
아파도 쉬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일한 상황이 주 1회 이상인 의견은 여성 20.7%(남성 11.4%), 경력 6년 이상(25.9%), 35세~44세(23.7%)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웹툰·웹소설이 56.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예술창작(31.3%), IT분야(23.8%), 웹개발·웹디자인(18.9%) 등 순이었다.
플랫폼노동·프리랜서 당사자들은 아파도 쉬지 못하고 일한 이유로 '소득 단절 등 경제적 문제'(1, 2순위 합계)를 38.6%로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로는 '고객이나 거래처 일감이 끊길 수 있어서'(19.9%), '심한 정도로 아프지 않아서'(18.1%), '나 대신 일할 사람이 없어서'(14.2%), '평점·일감 등 불이익 때문에'(11.3%) 등 순이었다.
이중 소득 단절 문제는 남성(76.7%), 45세 이상(86.3%), 경력 3년 이상 6년 미만(60.6%) 집단에서 높게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콘텐츠 작업 89.8%, 웹툰·웹소설 57.1%, 웹개발·웹디자인 51.9%, 디자인·영상편집 46.9% 등에서 높았다. 고객이나 플랫폼 앱으로부터 평점 및 불이익 위험성은 광고마케팅 20%, 예술창작 18.2%, 디자인·영상편집 15.6% 등의 분야에서 높게 나타났다.
고용·산재보험 가입률 10% 내외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대부분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응답자 중 산재보험에 미가입돼있다고 답한 비율은 92.9%(모름 24.3% 포함)였고, 고용보험에 미가입돼있다고 답한 비율은 91.9%(모름 23.5% 포함)였다. 그나마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지역가입 및 피부양가입이 가능해 다소 낮은 상황이었다.
특히 콘텐츠 작업, IT분야, 광고·마케팅 분야에서는 고용·산재보험 미가입률이 100%(각 모름 80.9%, 19%, 25% 포함), 디자인·영상편집 분야는 98.2%(모름 5.5% 포함)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고용·산재보험에 미가입한 비율이 높았는데, 여성은 상대적으로 예술인 산재고용보험 등에 적용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특수고용 및 플랫폼 노동자들도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 규모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근로복지공단의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특수고용·플랫폼노동 등 노무제공자의 산재보험 가입자 수는 약 145만2000명이고,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약 85만1000명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다수의 프리랜서는 소득단절과 불이익 및 일감 단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인데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 가입률은 10% 내외도 안 되는 현실”이라며 “지난 2008년부터 특수고용 4개 직업직군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가입이 시작됐고, 2020년 예술인 고용보험 2021년 소프트웨어 프리랜서의 산재보험과 특수고용·플랫폼노동의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약 860만 명의 국세청 인적용역 사업소득 납부자인 3.3% 독립계약 노동자 중 최소 4분의 3은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고용보험 사각지대 대책으로 '부분실업급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일감과 소득 불안정성을 고려한 수급자격 요건이 설계돼야 한다”며 “일감과 소득 불안정성이 높은 집단이 구직급여를 받아 재취업과 생계유지에 최소한의 안전판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향후 유급병가와 상병수당 적용이 필요하고, 상병수당은 그 기준과 요건 확대·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진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에 포함된 '일터 기본법'이 온라인 플랫폼노동·프리랜서 당사자들에게 실효성 있게 정책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 고용·산재보험, 남녀고용평등법 등 6개 유관 법률의 관련 조항도 함께 개정해야 한다”며 “기존의 고용보험·산재보험의 징수 법률 개정을 통해 적용 확대하고, 유관 법률을 패키지로 개정하는 것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구치소 윤석열, 추석 저녁 식단은 소고기뭇국·꽁치김치조림 - 미디어오늘
- 국힘, 이 대통령 부부 출연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취소 요구 - 미디어오늘
-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기업명 공개해야” - 미디어오늘
- 국립중앙도서관에 극우 ‘리박스쿨’ 도서 6권 열람가능? - 미디어오늘
- 이진숙 “나의 체포는 대통령실, 민주당, 검찰, 경찰 합작품” - 미디어오늘
- 백종원 홍진경 등 사칭광고 ‘얼굴인식’ 기술로 잡는다 - 미디어오늘
- 與, “李대통령 재난 때 JTBC 냉부해 촬영” 주진우 국힘 의원 고발 - 미디어오늘
- 故오요안나 어머니, 28일 만에 단식 중단하고 MBC와 잠정 합의 - 미디어오늘
- 계속 오르는 유튜브 넷플릭스 요금, 정부가 개입할 수 있을까? - 미디어오늘
- 50시간 만에 풀려난 이진숙 “이재명 대통령 비위 거스르면 유치장 갈 수 있어” 주장 - 미디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