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구비가 세상을 바꿨나요” 질문에…AI가 답했다 [교과서로 과학뉴스 읽기]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5. 10. 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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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이 몇 편 나왔는지는 숫자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연구가 실제로 새로운 약이 되거나, 정책을 바꾸거나, 산업을 움직였는지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는 연구비와 사회적 결과 사이의 거대한 연결고리를 직접 추적하는 도구가 사실상 없었습니다.

연구비 하나가 어떤 논문을 낳고, 그 논문이 특허와 임상으로 이어지며, 다시 정책이나 언론 기사에 등장하는지를 일종의 '흐름도'처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논문 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연구비의 진짜 사회적 흔적을 가시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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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금을 내서 지원하는 과학 연구는 결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까요?

논문이 몇 편 나왔는지는 숫자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연구가 실제로 새로운 약이 되거나, 정책을 바꾸거나, 산업을 움직였는지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는 연구비와 사회적 결과 사이의 거대한 연결고리를 직접 추적하는 도구가 사실상 없었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여기에 도전했습니다. 이름부터 도전적인 ‘펀딩 더 프론티어(Funding The Frontier, FtF)’라는 인공지능(AI) 도구를 만든 겁니다. 이 시스템은 연구비가 논문과 특허, 임상시험을 거쳐 정책과 언론, 시장에까지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와 같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어떤 연구가 가장 큰 사회적 파급효과를 낼지 예측하기도 합니다.

연구비에서 사회까지, 보이지 않던 연결고리
아카이브에 올라온 논문
FtF가 다루는 데이터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700만건의 연구비 지원 과제, 1억4000만 편의 논문과 1억 6000만 건의 특허, 1090만 건의 정책 문서, 80만 건의 임상 시험, 그리고 580만 건의 뉴스 기사. 이 방대한 데이터 사이에는 18억 건의 인용 연결이 얽혀 있습니다. 연구비 하나가 어떤 논문을 낳고, 그 논문이 특허와 임상으로 이어지며, 다시 정책이나 언론 기사에 등장하는지를 일종의 ‘흐름도’처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알츠하이머 연구 과제가 있습니다. 이를 FtF에 넣으면 이 과제가 발표한 논문이 특정 제약회사의 특허로 연결되고, 또 임상시험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연구가 독일과 영국의 정책 문서에까지 인용되었다는 것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FtF가 가진 가장 흥미로운 점을 ‘미래 예측’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연구비 과제의 초록을 AI 언어모델(SciBERT)로 분석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XGBoost)을 적용해 앞으로 어떤 연구가 특허나 임상, 정책에 이어질 가능성이 큰지 예측하는 겁니다.

실제 사례에서 이 도구는 알츠하이머 연구 분야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20년간은 주로 질병의 기초 메커니즘 연구가 가장 큰 임상적 영향을 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환자의 사회적 지원 시스템 연구가 더 큰 파급력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연구자뿐 아니라 민간 투자자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기대 반, 우려 속 의미있는 시도
AI를 이용해 논문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모습[그림=제미나이]
스타샤 밀로예비치 인디애나대 교수는 네이처와 인터뷰에서 “이 도구는 실제로 과학 정책에 쓸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평가했습니다. 단순히 논문 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연구비의 진짜 사회적 흔적을 가시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려도 존재합니다. 제임스 윌스돈 영국 UCL 교수는 “AI 예측에만 의존하면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분야에만 자원이 몰리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모험적 연구가 소외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I의 결과는 과거의 학습을 통해 낸 결과인 만큼 새로운 트렌드나 사회상을 반영하기 힘들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AI가 보여주는 결과는 참고자료일 뿐, 사람의 통찰과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FtF는 단순한 데이터 시각화 도구가 아닙니다. 연구비와 논문, 특허를 잇는 가느다란 실타래를 거대한 네트워크로 엮어 과학이 사회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물론 AI 예측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과학과 사회 사이의 틈을 메우고 “과연 우리의 연구비가 세상을 얼마나 바꿨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도구는 따라서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연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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