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감액은 왜 했고, 증액은 또 왜 했나? 기재부를 향한 질문 [추적+]
기재부 지출 구조조정의 함정 2편
신기술 투자와 임대주택 확대 주력
반면 교육과 국제협력 후순위 재편
특수활동비 삭감은 비목 변경 착시
주택 구입 융자금 줄여 재원 충당
지속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 내놔야
우리는 '기재부 지출 구조조정의 함정 1편'에서 "2026년 예산안에서 27조원을 지출 구조조정했다"고 발표한 기획재정부의 자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출 구조조정'의 정의가 모호한 데다, 몇몇 기관은 여전히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 리스트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각 사업들의 예산은 당초의 지출 구조조정이라는 취지에 맞게 증액되거나 감액됐을까. '기재부 지출 구조조정의 함정 2편'이다.
![2026년도 예산안은 신기술 투자와 임대주택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6/thescoop1/20251006160408786uzok.jpg)
'기재부 지출 구조조정의 함정 1편(더스쿠프 667호ㆍ누가 뭘 왜 줄였어? 육하원칙 빠진 자찬)'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출 구조조정은 그 개념을 정의하기 힘들다. 해석도 자의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의 예산안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려면 각 분야ㆍ부문ㆍ프로그램별 예산의 증감을 분석하는 게 최선이다.
그럼 2026년 예산안을 분석해보자. 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예산이 어느 분야ㆍ부문ㆍ프로그램에서 발생했는지 분석해 그 의미를 짚어보는 기능별 분석, 예산 지출 기능에 따라 지출의 경제적 의미를 짚어보는 성질별 분석, 어느 부처에서 예산이 증감했는지 살펴보기 위한 부처별 분석이다.
[※참고: 예산안을 분석하기 전에 전제할 게 있다. 기획재정부는 예산안의 각 분야를 12개로 구분했는데, 이는 잘못된 구분이다. 국가 공식 회계분류시스템은 공공질서ㆍ안전, 과학기술, 교육, 교통ㆍ물류, 국방, 국토ㆍ지역개발, 농림수산, 문화ㆍ관광, 보건, 사회복지, 산업ㆍ중소기업ㆍ에너지, 예비비, 일반ㆍ지방행정, 통신, 통일ㆍ외교, 환경 등 16개 분야로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기사에선 16개 분야로 나눠서 살펴봤다.]
■ 분석① 기능별 = 먼저 기능별 분석이다. 전체적으로 증액 세부사업액은 97조8820억원, 감액 세부사업액은 43조1770억원으로 총 54조7050억원이 증가했다. 예산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분야는 2025년 본예산보다 75.0%(1조8000억원) 증가한 예비비였다.
예비비는 2024년 4조2000억원에서 2025년 4조8000억원으로 증액했지만, 지난해 국회가 절반을 깎으면서 2조4000억원이 됐다. 그걸 2024년 규모로 되돌렸다.[※참고: 2026년 예비비 규모는 2024년과 동일한 4조2000억원이다. 하지만 내용은 다르다. 2024년엔 정부 재량이 큰 성격의 일반예비비가 2조원이었지만, 이번엔 8000억원으로 확 줄었다. 나머지 3조4000억원은 자연재해ㆍ전염병 등 사용 목적을 미리 지정해 두는 목적예비비다.]
통신(30.8%ㆍ2조8370억원), 과학기술(18.8%ㆍ2조430억원), 산업ㆍ중소기업ㆍ에너지(14.7%ㆍ4조1490억원) 분야 증가율도 높았다. 통신 분야에선 '인공지능(AI) 데이터진흥' 프로그램(이하 작은따옴표는 프로그램명) 예산이 2조4290억원 순증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선 '기초연구진흥' 예산과 '출연연구기관지원' 예산이 각각 5310억원, 6780억원 순증했다. 산업ㆍ중소기업ㆍ에너지 분야에선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8820억원)'과 '무역진흥(6500억원)' '벤처기업활성화지원(6100억원)' 예산이 늘었다. 이 역시 대부분 의도된 증액이다.
![[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6/thescoop1/20251006160410064sczu.jpg)
예산 증가액이 가장 큰 분야는 2025년 본예산보다 19조7440억원(8.6%)이 순증한 사회복지 분야였다. '국민연금운영(급여지급ㆍ6조950억원)' '임대주택지원(7조3580억원)' '기초생활보장(1조9310억원)' 등의 예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운영 예산 증액은 결과에 따른 것이지만, 임대주택지원 예산 증액은 정부의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ㆍ지방행정 분야도 예산 증가액이 10조4030억원(9.4%)으로 늘었는데, 재정ㆍ금융 부문 '공공자금관리(국고채차입이자ㆍ4조1990억원)'와 지방행정ㆍ재정지원 부문 '지방교부세(2조3070억원)' 등의 예산이 늘어난 탓이다. 의도된 증액이라기보다는 결과적인 측면이 강하다.
예산 증가율이 낮은 분야는 –9.1%로 유일하게 예산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통일ㆍ외교 분야였다. '국제개발협력(ODA)' 예산이 9140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교육 분야 예산 증가율은 1.4%에 불과했다. '국립대학 운영지원(3350억원)'과 '지방교육정책 지원(1조2660억원)' 예산은 늘었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6050억원)'이 줄어서다. 이들 감액도 대부분 의도된 거다.
기능별 분석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신기술 투자는 확대하고, 주택 정책은 매매보다는 임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교육이나 국제협력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 분석② 성질별 = 다음은 성질별(비목별) 분석이다. 증가율이 높은 비목은 지분취득비(523.8%ㆍ320억원)와 출자금(116.9%ㆍ7조3740억원)이었다. 다가구매입임대출자나 국민성장펀드 예산 증가에 따른 거였다.
확장재정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인 지출보단 자본 투자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엿보인다. 확장재정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를 최소화하겠다는 거다. 긴축재정을 강조하면서 실질적 지출을 줄이기보단 자본투자를 줄여 재정건전성 효과를 반감시킨 2025년 예산안과 정반대다.
감소율이 높은 비목은 특수활동비로 656억원(-67.0%)이 줄었다. 이는 경찰청 등 특활비가 2026년부터는 정보보안비로 비목이 변경되면서 생긴 착시효과다. 정보보안비는 오히려 842억원(53.0%) 증가했다.
증가액이 높은 비목은 '자치단체이전(13조4997억원)'과 '민간이전(12조696억원)' 등이었다. 세수 증대에 따른 지방교부세 증가, 노령인구 증가로 인한 연금 지급액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감소액이 높은 비목은 융자금으로 2조1530억원이 줄었다. 주택구입전세자금(융자) 예산과 분양주택(융자) 예산 등이 줄어든 탓이다. 대출을 줄여 지출을 줄인 셈이다. 일반출연금(6조2398억원)과 연구개발출연금(5조2995억원) 증액은 AI컴퓨팅 자원 활용 기반 강화와 개인기초연구 증액 등이 주된 이유다.
■ 분석③ 부처별 = 부처별로도 간략하게 살펴보자. 예산 증가율 1위는 새만금개발청(78.5%)이었다. 연결도로 건설사업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예산 증가액 1위는 보건복지부(12조1570억원)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지급액 증가에 따른 거다. 예산 감소율 1위는 원자력안전위원회(-29.8%)로, 원인은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R&D) 예산 감액이다. 예산 삭감액 1위는 ODA 예산이 축소된 외교부(-6760억원)였다.
![[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6/thescoop1/20251006160411325tgyu.jpg)
자, 이제 종합해보자. 예산안 분석을 통해서도 사실 기재부가 주장하는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몇가지 시사점은 있다. 우선 정부의 2026년 예산안은 신기술 투자와 임대주택 확대 등에 집중돼 있다. 물론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국가의 한정된 재원을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는 함께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내수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확장재정은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재정 여력 확보 방안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은 담보할 수 없다. 어떤 정부가 집권하든 재원 확보 방안이 없는 확장재정은 허구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rsmtax@gmail.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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