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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겨울 환절기에는 유난히 눈이 뻑뻑해지고 충혈·시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는 여름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잠시 주춤한 뒤, 기온이 떨어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가을·겨울철에 다시 크게 늘어난다. 대한안과학회가 시행했던 ‘2023 안구건조증에 대한 대중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꼴로 눈의 뻑뻑함, 시림, 충혈, 이물감, 통증, 시력 저하 등 안구건조증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눈의 피로’가 아니다. 국제안구표면학회(TFOS)의 DEWS Ⅱ 보고서는 이를 “눈물막 항상성 붕괴가 중심 병태생리인 다인자 질환”으로 정의한다. 눈물막은 크게 점액수성층과 지질층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한 곳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눈물의 양이 부족하거나 질이 좋지 않아 눈 표면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빨리 증발하면서 건조해진다. 점액수성층은 눈꺼풀과 안구 사이의 윤활 기능을 하며, 지질층은 눈꺼풀 가장자리에 있는 마이봄샘에서 유래하여 눈물이 증발하는 것을 막고 눈물막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지질층의 이상, 즉 마이봄샘 기능 저하는 눈물 증발을 촉진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황사·미세먼지, 냉·난방기 바람, 장시간 화면 집중, 콘택트렌즈, 안과 수술, 특정 약물 복용, 자가면역질환, 호르몬 변화 등도 위험 요인이다.
안과에서는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눈이 건조하다”는 말만 듣고 진단하지 않는다. △증상 설문(생활 불편 정도) △눈물막 파괴 시간(TBUT) △눈물 분비량(쉬르머 검사) △눈 표면 손상 여부(형광염색)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다. 특히 눈물 부족형인지, 증발 과다형인지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므로 인공눈물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안구건조증 치료는 증상과 원인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생활습관 개선과 인공눈물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인공눈물은 수분 보충형(히알루론산 성분)과 지질 함유형 제제가 있으며, 잦게 사용할 경우 보존제가 없는 1회용 제품이 권장된다. 1회용 점안제는 보존제가 첨가되어 있지 않으므로 하루 6회 이상 사용하는 경우나 렌즈 착용 시 유리하다. 다만 개봉할 때 미세플라스틱이 점안액에 유입될 수 있어 첫 방울은 버리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존제가 함유된 다회용 점안제는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진료를 통해 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윤활제가 포함된 인공눈물은 안구 표면의 윤활 작용을 돕고 눈물 구성 성분을 보충해 손상을 줄여줄 수 있다. 지질 성분을 함유한 인공눈물은 눈물막 지질층을 보호해 증발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후 염증이 동반되면 단기간 스테로이드 안약이나 장기적으로 시클로스포린 점안액을 사용한다. 겔이나 연고 타입의 점안제도 증상이 심한 경우 도움을 주는데, 지속시간이 긴 대신 점안 후 시야가 뿌옇게 보일 수 있어 취침 전에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만약 인공눈물을 3개월 이상 사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안과에 다시 내원해 더 강한 치료제 처방이나 IPL(intense pulsed light) 레이저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밖에도 마이봄샘 치료에는 온찜질·마사지, 오메가-3 보충, 전문 시술(IPL, 마이봄샘 클리닝 등)이 효과적이다. 안구건조증이 중증일 경우 눈물 배출구를 막는 플러그, 자가혈청 점안, 특수 콘택트렌즈(스클레랄 렌즈) 등이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 일상에서 다음과 같은 관리법을 실천할 것을 권한다.
◎ 20-20-20 규칙: 화면을 20분 보았다면 20초간 20피트(약 6m) 이상을 응시해 눈을 쉬게 한다.
◎ 실내 습도 40~50% 유지, 난방기 바람이 직접 눈에 닿지 않게 조절한다.
◎ 눈꺼풀 위생: 하루 한 번 온찜질 후 눈꺼풀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기름샘을 열어준다.
◎ 렌즈 착용 시간 줄이기: 하루 10시간 이내 착용이 권장되며, 불편하면 즉시 빼야 한다.
◎ 약물·질환 점검: 복용 중인 약이나 당뇨·자가면역질환도 증상과 관련 있을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자가 관리와 인공눈물 사용에도 불구하고 4~12주 내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시력 저하, 심한 통증, 야간 시야 장애, 각막 손상 소견이 동반될 경우 안과 진료를 서둘러야 한다. 갑작스러운 충혈·광과민·눈 부기 등은 응급 상황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불편함으로 여기고 방치하면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결막염·각막염·결막결석·각막궤양·시력 저하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고경민 전문의는 “안구건조증은 완치가 쉽지 않지만, 인공눈물 사용과 생활습관 개선, 맞춤형 치료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며 “원인이 다양하므로 전문의 상담을 통해 개인별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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