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025 결산-②타선]장타는 있지만…‘결정력’이 없었다

주홍철 기자 2025. 10. 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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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S는 상위권, WPA는 음수…숫자보다 무뎠던 공격력
-득점권 타율 0.250 최하위·잔루 4위…찬스마다 멈춘 타선
-당겨치기 0.379 1위 vs 밀어치기 0.249 최하위, 극단적 타격 패턴 드러나
-35홈런 위즈덤·157.6 wRC+ 최형우…빛과 그림자 공존한 중심 타선
-내년 시즌 ‘결정력’ 확보가 관건
사진 왼쪽부터 최형우, 김호령, 오선우 선수.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KIA 2025 결산-타선 편 >

장타는 있었지만, 승부를 바꾸는 한 방은 없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2025시즌 타선은 ‘수치’로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팀 타율 0.258(7위), OPS 0.734(4위), 홈런 144개(2위)로 장타 중심의 공격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화려한 지표 뒤에는 ‘결정력 부재’라는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득점권 타율 0.250(리그 최하위), 팀 WPA(승리기여도) -0.30(7위)은 찬스 앞에서 멈춘 방망이의 현실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부터 방망이는 불안했다.
김도영 등 주축들의 연쇄적인 부상 이탈이 공격 흐름을 흔들었다.
3-4월 KIA의 팀 타율은 0.250으로 6위, 득점권 타율은 0.255(9위)로 부진했다.
5월에 소폭 올랐지만, 타선의 기복은 여전했다.
공격의 리듬이 잡힌 시점은 6월이었다.
팀 타율 0.271, OPS 0.776으로 월간 리그 1위에 올랐다.
이 시기 ‘함평 타이거즈’라 불린 2군 출신 김석환·고종욱·김호령 등이 공백을 메우며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 기간 KIA는 15승 2무 7패, 승률(0.682) 1위를 기록하며 시즌 반등의 불씨를 지폈다.

그러나 불꽃은 오래가지 못했다.
7월부터 타격 밸런스가 급격히 흔들리며 OPS는 0.736으로 하락했다.
8월엔 홈런 1위로 장타는 폭발했지만, 응집력이 사라졌다.
9월에는 팀 타율(0.225), OPS(0.661)이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결국 7월 초 2위까지 올랐던 팀 순위는 정규리그 최종 8위로 마감됐다.

결정적인 문제는 ‘기회에서의 무기력’이었다.
6월을 제외하고 시즌 내내 득점권 타율이 리그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승부처마다 번번히 범타로 막히며 찬스를 날렸다.
팀 잔루는 리그 4번째로 많았고, 출루 후 득점으로 이어지는 비율(RS%)은 27.8%(8위)로 낮았다.
출루는 했지만 홈으로 돌아온 주자는 적었다.
한 점을 짜내는 희생번트(43개)도 리그 9위에 그쳐, ‘작은 야구’가 부족했다.
도루는 77개(9위)에 그쳤고, 시도조차 리그 3번째로 적었다.
공격의 움직임이 느렸고, 장타력 이외의 득점 루트는 거의 없었다.

타격 접근의 단조로움도 드러났다.
KIA는 장타 중심의 팀 컬러답게 당겨치는 타구에 강점을 보였다.
그러나 활로가 한쪽으로 고정되자 상대 투수들이 바깥쪽 승부로 맞섰다.
그 결과 밀어친 타구 타율이 0.249로 리그 최하위.
방향성 불균형이 심했고, 외곽존 변화구 대응력이 취약했다.
당겨치기 잘못이 아니라, 대응 폭이 좁아진 것이 문제였다.

삼진도 리그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루킹 삼진(329개) 갯수는 리그 최다였고, 비율(27.2%) 역시 평균(23.6%)을 훌쩍 넘는다.
풀카운트 승부에서의 ‘결정구 대응력’이 치명적이었다.
헛스윙보다 ‘방망이를 내지 못한 삼진’이 많았다는 점은 타격 접근이 소극적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홈과 원정의 격차도 뚜렷했다.
광주 홈에서는 타율 0.266·OPS 0.748로 리그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원정에서는 타율 0.251·OPS 0.721로 떨어지며 득점 효율이 급감했다.
게다가 득점권 타율은 0.237(리그 최하위), 공격 흐름이 자주 끊겼다.

팀 내 중심 타자들의 명암도 극명하게 갈렸다.
‘해결사’ 최형우는 타율 0.307·OPS 0.928·wRC+ 157.6으로 20시즌 차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박찬호는 WAR 4.56으로 팀 내 1위를 기록하며 리드오프로서 꾸준히 제 몫을 했다.
외국인 타자 위즈덤은 35홈런으로 파워를 증명했지만, 저조한 득점권 타율이 뼈아팠다.
무엇보다 지난해 정규리그 MVP 김도영의 부재가 타선 전반의 힘을 약화시켰다.
개막전 햄스트링 부상 이후 세 차례 이탈로 고작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반면 ‘수비 원툴’ 김호령은 타율 0.283, 94안타로 커리어하이를 작성하며 공격에서도 눈을 떴다.
오선우 역시 18홈런으로 새 얼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리그 최다 삼진을 기록한 점은 분명 보완이 필요하다.

결국 KIA 타선은 ‘장타의 팀’이었지만 ‘연결의 팀’은 아니었다.
OPS는 리그 상위권이었지만 WPA는 음수였다.
수치와 결과 사이의 괴리는 시즌 내내 이어졌다.
수많은 기회를 놓친 KIA의 공격력은 숫자보다 무뎠다.
가장 중요한 ‘결정력’은 내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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