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즐거움을 나누는 소리, 청송 라온색소폰앙상블

서충환 기자 2025. 10. 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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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5세, 다양한 직업군 모인 단원들…“연습은 치열하게, 무대는 즐겁게”
지역 축제·복지시설 공연 이어 APEC 예술마당 무대 준비…정기연주회 꿈꾼다
▲ 청송 라온색소폰앙상블.

2021년 12월 17일 창립한 청송 라온색소폰앙상블(회장 장상평)은 올해 8월 28일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으며 정식 음악 재능기부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라온'은 순수 우리말로 '즐겁다'는 뜻. 그 이름처럼 앙상블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공통된 취미를 통해 자신도 즐겁고, 함께하는 이웃도 즐겁게 하자는 뜻을 품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평균 연령이 65세를 넘는 단원들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는 남이 주는 즐거움을 받는 나이지만, 라온의 단원들은 오히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일을 더 값지게 여기며 음악 봉사활동에 나선다.

▲ 청송 라온색소폰앙상블 연습 장면.

회장 장상평 씨는 라온의 출발점과 목표를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는 음악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자는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군민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단순히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으로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게 우리의 사명입니다."

단원들은 청송문화원의 교양 강좌(색소폰, 아코디언, 기타, 우쿨렐레, 드럼, 하모니카, 민요 등)를 통해 음악의 기초를 닦고 기량을 높여왔다. 구성원들의 직업 또한 다채롭다. 대학교수 퇴직자, 치과의사, 약사, 사회복지사, 과수 농민, 자영업자, 요식업 종사자, 공무원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닌 11명이 하나의 무대를 공유한다.

라온색소폰앙상블은 지역 내 굵직한 행사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청송백자축제, 청송사과축제, 보훈의 날 기념식, 노인의 날 기념식, 읍·면 경로잔치, 한여름밤의 음악회는 물론, 청송정원 버스킹과 사회복지시설에서의 위문 공연 등 군민을 위한 무대에 꾸준히 서 왔다. 특히 올해는 10월 개최 예정인 2025 APEC 정상회의 경북 개최 기념 공연예술 축제 'APEC 예술마당 in 경주'에도 참가 신청을 내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2024년 청송군 송년음악회 공연 모습.

앙상블의 가장 큰 특징은 '배려와 연습'이다. 각자의 생업으로 바쁘고 피곤한 일과 속에서도 연습 시간을 지켜 동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한다. 전문 연습 공간이 필요해 청송군 남관생활문화센터를 빌려 주 1회 모이고, 이 시간만큼은 음악적 긴장감이 감돈다. 단원 중 홍일점인 강은숙 악장은 뛰어난 리듬감과 해석 능력으로 단원들을 이끌며, 틀린 연주를 곧바로 지적하는 카리스마로 '휘발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단원 윤위헌 씨는 "음악을 다시 시작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함께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매번 느낍니다. 연습을 하면서 때론 힘들지만 무대에 올라 청중이 박수를 보낼 때면 모든 고생이 보람으로 바뀝니다"라며 음악 봉사의 가치를 전했다.

처음에는 악보조차 낯설었던 이들이지만, 악장의 지도와 대구 동호회 출신 교수, 실용음악을 배운 치과 원장의 도움으로 실력을 쌓아왔다. 안동에서 열린 실용음악 경연대회를 비롯한 전국대회 출전 경험도 더해지며, 이제는 지역 행사 초청 1순위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의 목표도 뚜렷하다. 연간 5~6곡의 합주곡을 꾸준히 연습해 복지시설 위문 공연과 정례화된 버스킹으로 군민과 더 가까워지고, 장차 청송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회 청송 라온색소폰앙상블 정기연주회"를 여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나아가 드럼, 소프라노 색소폰, 건반 등 다른 악기 연주자와 함께 소규모 오케스트라로 확장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 포항·봉화 등 인근 지역 동호인들과의 교류 계획도 세워져 있다.

라온색소폰앙상블은 스스로 말한다. "색소폰이라는 작은 악기지만 이를 통해 젊음을 유지하고, 삶의 활력을 얻는다." 즐거움을 나누는 소리가 있는 한, 청송의 밤과 낮은 앞으로도 더 활기차게 울려 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