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만 있는 게 아니다" 조선 명의 이공기 선생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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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에서 열리고 있는 '2025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행사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인물 동상이 있다.
전국 최초로 한방엑스포를 개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한방엑스포공원에 2014년 이공기 선생 유물 전시관을 열었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이공기 선생은 '한방도시 제천'의 정체성과 역사적 뿌리를 증명하는 명의 중의 명의"라며 "엑스포를 방문하시면, 동상 앞에서 잠시 멈춰 '침술의 신'의 위대한 업적을 되새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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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신책봉 토지 하사받아 제천 정착
제천시, '한방고장' 대표 인물 홍보
한방엑스포장 4.7m동상·캐릭터로
"한방도시 제천 정체성이자 뿌리"

충북 제천시에서 열리고 있는 ‘2025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행사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인물 동상이 있다. 주제관인 한방생명과학관 앞 한계군(韓溪君) 이공기(李公沂) 선생 동상이다. 높이 4.7m나 되는 동상은 선생이 의관 복장을 한 채 한 손에는 침을, 또 다른 한 손에는 침통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행사장 안에는 선생을 귀여운 모습으로 형상화한 캐릭터 조형물도 있다. 높이 1.2m인 이 조형물은 선생이 진맥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선생의 두 손 사이에 관람객이 팔을 넣고 진맥을 받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어서 포토존으로 큰 인기”라고 전했다.
제천시가 이토록 이공기 선생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이름이지만, 그는 사실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명의 중의 명의였다.
목은(牧隱) 이색(1328~1396)의 6대손인 그는 조선 시대 선조(1552~1608) 임금 때 내의원 의관으로, 어의 중 최고위직인 수의(首醫)에 올랐다. 허준과 동시대 인물인 그는 특히 침폄술(針砭術·경락을 자극해 치료하는 전통 침술)에 뛰어나, 당시 의료계가 허준이 주로 담당했던 약첩(탕약 처방)과 이공기 선생의 침술로 양분될 정도였다.
그의 활약은 궁궐 안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그는 선조를 호위해 피난길에 올라 의술을 이어 갔고, 원군으로 온 명나라 군사의 중증 외상 환자까지 치료해 명성을 쌓았다. 당시 전쟁터에서 겪은 그의 의학 경험이 ‘동의보감’ 제상문과 침구편에 담겨 있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조정에서 ‘호성공신’에 책봉됐고 ‘한계군’이라는 봉호까지 받았다.
의술을 이어받은 선생의 아들 이영남도 수의에 올라 부자가 2대에 걸쳐 수의를 지낸 역사 기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공기 선생은 제천과 어떤 인연이 있을까. 선생의 출생에 관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제천시와 향토 사학계는 그가 공신 책봉 후 녹봉으로 제천 지역 토지를 하사받아 정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천시 송학면 도화리에는 그의 후손 한산 이씨 집성촌이 있다. 이들은 마을에 이공기 선생을 기리는 사당(한계영당)을 지어 매년 제사를 지낸다.
제천시는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한방도시 제천’을 상징하는 인물로 선생을 적극 띄우고 있다. 전국 최초로 한방엑스포를 개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한방엑스포공원에 2014년 이공기 선생 유물 전시관을 열었다. 이 전시관에는 그의 후손이 기증한 옥축과 교지, 이공기·이영남 부자의 초상화 등 유물급 자료 11점이 전시돼 있다.
또한 침술 대가인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학술 전시회도 열고 있다. 올해도 지난 4~7월 제천시 림지역사박물관에서 선생의 한의학을 재조명하는 ‘치유의 길, 제천 한의학’ 기획전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이공기 선생 동상 제막식을 개막식 주요 행사로 진행했다.
제천은 예부터 태백산맥에서 채취·생산한 우수 한약재의 집산지로 유명했다. 조선 시대 3대 약령시 중 하나로 약초와 한방의 중심지였다. 이를 기반으로 2005년에는 ‘약초웰빙특구’로 지정됐다. 2010년과 2017년 한방바이오엑스포를 성공리에 개최했고, 동시에 한약재 및 천연물 가공 산업도 발전시켰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이공기 선생은 ‘한방도시 제천’의 정체성과 역사적 뿌리를 증명하는 명의 중의 명의”라며 “엑스포를 방문하시면, 동상 앞에서 잠시 멈춰 ‘침술의 신’의 위대한 업적을 되새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제천=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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