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석방 후폭풍…경찰 “공소시효 임박, 계속 수사” VS 李측 “엉터리 주장”

김임수 기자 2025. 10. 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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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법원 수사 필요성 인정”…국회 출석도 의구심
李측 “체포 긴급성 없어…공소시효 10년 남아 있어”
李 “검경의 수갑 법원이 풀어줘”…與는 사법부 비판

(시사저널=김임수 기자)

석방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법원에 의해 석방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정권 인사에 대한 무리한 체포로 비춰지면서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공소시효가 임박한 만큼 강도 높은 수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위원장 측은 경찰·검찰(경검)이 공소시효를 잘못 적용해 무리한 체포에 나섰다며 향후 기소 시 재판에 잘 대비하겠다고 맞섰다.

5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에서 한 발 물러나 불구속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 밤 서울남부지법의 이 전 위원장 체포적부심사 인용에 대해 "법원이 수사의 필요성과 체포의 적법성은 인정되지만 체포의 필요성 유지 즉 체포의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아 석방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이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계속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날 밤 서울남부지법은 이 전 위원장에 대해 석방을 명령하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이유로 하는 인신 구금은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피의자 조사가 진행됐고, 추가 조사 필요성도 크지 않은 점, 심문 과정에서 피의자가 성실한 출석을 약속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전 위원장 체포를 계속 이어갈 이유가 없다고 봤다.

경찰은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 전 의원장이 출석을 거듭 거부해 체포 필요성이 높았다는 입장이다. 공직선거법 268조1항에 의하면, 공직선거법의 일반적인 공소시효는 6개월,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공범·참고인을 도주시킨 경우에는 3년으로 연장된다고 규정한다. 경검은 이 같은 규정에 의해 이 전 위원장에 대한 공소시효가 대통령 선거 6개월 뒤인 올해 12월3일 만료된다고 보고 있다.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유선과 팩스로 여러 차례 출석요구 사실을 알렸음에도 이 전 위원장이 출석이나 회신할 노력을 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주장이다. 특히 이 전 위원장 측이 9월27일 출석을 약속해 놓고 현역 의원이 아님에도 국회 출석을 이유로 경찰 조사에 불출석한 동기 역시 의심스럽다고 본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이에 대해 "검경은 선출 권력인 국회보다 더 우월한 기관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반발했다. 이 전 위원장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본회의 상정에 따른 국회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소관 위원장으로서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시사저널 박은숙

李측 "공소시효 만료 6개월 아닌 10년" 주장

이 전 위원장 측은 이어 검경이 공소시효와 관련해서도 잘못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이 전 위원장을 법률대리하는 임무영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저희는 검찰로부터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가 12월3일 완성돼 시기가 촉박했기 때문에 체포의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을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출석을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공소시효가 가까워져서 빨리 조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사실이 전혀 없고, 체포영장에 그러한 기재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어 이 전 위원장 측은 "공소시효가 6개월이라는 경검 주장은 엉터리"라고도 했다. 이 전 위원장 측은 268조1항이 아닌 3항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직선거법 268조3항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이 법에 규정된 죄의 공소시효는 해당 선거일 후 10년을 경과함으로써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이 조항이 적용되면 이 전 위원장 체포의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임 변호사는 "경검은 이 전 위원장의 행위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공소시효는 6개월이 아닌 10년"이라며 "검찰의 정해진 기소 후 재판에 잘 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전 위원장은 경찰 체포 이후 50여 시간 만에 석방된 10월4일 "경찰의 폭력적 행태를 접하고 보니 일반 시민들은 과연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라며 "경검이 씌운 수갑을 그래도 사법부가 풀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 비위를 거스르면 당신들도 유치장에 갈 수 있다는 함의가 여러분이 보시는 화면에 담겼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전 위원장을 석방한 법원을 향해 공세를 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4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 전 위원장의 체포적부심 인용 결정은 국민 상식과 법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법원 스스로 사법 신뢰를 흔들고, 법치주의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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