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 논란’ 소싸움 대회···올 추석에도 열린다

김정훈 기자 2025. 10. 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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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서 7~9일·진주서 8~12일 개최
100여년 이상 역사 길지만 다치는 소 많아
동물단체 반대···농촌 고령화로 자연 소멸 전망도
소 힘겨루기 대회. 경향신문 자료사진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축소된 소싸움 대회가 추석 연휴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린다. 소싸움 금지 관련 국민 청원이 국회 상임위에 회부되는 등 동물학대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흘러 싸움소를 키우는 농가가 줄면 대회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5일 경남도에 따르면 경남 의령과 진주에서 올 추석 연휴를 맞아 소 힘겨루기 대회가 열린다. 의령군은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진주시는 8일부터 12일까지 상설경기장에서 대회를 연다.

소 힘겨루기 대회는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설이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민속놀이로, 경남 지역에서는 의령·진주뿐 아니라 창녕, 창원 등에서도 정례적으로 대회가 열려왔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지난 9월 15일 경북 청도군청 앞에서 쏘싸움대회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는 농한기 추석 무렵에 행해진 소싸움은 경남 일원과 경북 청도 지역 등 가야 문화권에서만 전승되었다고 기록돼 있다. 경남 의령의 소싸움은 100여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추석 명절에 맞춰 대회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 지역 특산물 판매와 상권 활성화에도 보탬이 된다는 이유로 지자체의 관심도 많다.

대구 달성군, 경남 창원시·진주시·창녕군·의령군, 충북 보은군, 경북 청도군 등 전국 7개 지자체가 올해도 소싸움대회를 열었거나 준비 중이다.

그러나 소 힘겨루기가 열릴 때마다 동물단체의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동물보호단체는 소싸움이란 이름 대신 ‘소 힘겨루기’로 대회 명칭을 바꿔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소가 경기를 하다가 다치거나 훈련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을 겪는다는 이유다. 실제로 싸움 과정에서 뿔이 부러지거나 내상을 입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소 힘겨루기 상설경기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상황은 더 달라졌다. 대규모 손님 모으기 행사가 줄어들면서 전국 각지의 소 힘겨루기 대회가 중단되거나 폐지됐다. 국가유산청도 올해 1월 소 힘겨루기에 대한 국가무형유산 지정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전국의 소 힘겨루기 대회 개최 지역 11곳 중 4개 지자체(경남 김해시·함안군, 전북 정읍시·완주군)는 올해 대회를 열지 않았다. 김해시·함안군은 코로나19 때인 2020~2022년 열지 못했고, 2023년부터 대회를 없앴다. 지역 경제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사회적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 7월에는 ‘소싸움 전면 금지 및 관련 조례 폐지’ 국민청원이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회부됐다. 청원인은 “소싸움은 더 이상 전통이 아니라 동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명백한 학대”라고 말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국민 세금으로 학대를 유지할 수는 없다”며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 계승과 지역 경제 차원에서 대회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강하다. 경북 청도군은 올해 민속 소 힘겨루기 대회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2억9000여만원의 관련 예산을 되살렸다.

청도군은 코로나19 때인 2020~2022년 소 힘겨루기 축제를 중단했다가 2023년 재개, 2024년 중단한 바 있다. 청도군은 오는 11월초 소 힘겨루기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청도군은 “소 힘겨루기 관련 ‘축제’는 개최를 하지 않더라고, 전통 계승을 위해 ‘대회’는 열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서 예산을 다시 편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령군 관계자는 “소 힘겨루기 대회를 통해 얻는 관광 효과와 싸움소 사육 농가에도 생계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상설대회장에서 경기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 시대에 농촌에 싸움소를 키우는 농가가 없어지면 자연적으로 대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힘들게 농촌에서 소싸움 대회 명맥을 이어갈 젊은이들이 없다”며 “즐길거리, 볼거리가 많은 지금, 소싸움 대회를 굳이 보려 하겠냐”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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