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라며 따랐는데…카지노서 수억 잃자 환전상 잔혹 살해[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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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제주시내 모 리조트 카지노.
게임에 몰두하는 중국인 여성 A 씨(30대)의 얼굴빛이 연거푸 잃는 판에 점차 어두워졌다.
A 씨는 지난 6월 첫 공판에서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강도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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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무기징역 선고 받자 '우발적 살인' 주장하며 항소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2025년 2월 제주시내 모 리조트 카지노.
게임에 몰두하는 중국인 여성 A 씨(30대)의 얼굴빛이 연거푸 잃는 판에 점차 어두워졌다.
A 씨는 이미 2억3000만 원의 거금을 날렸다. '본전'이 생각났다. 중국에 있는 가족과 한국에 있는 지인 등 이곳저곳에서 4억원을 빌렸는데 이마저도 탕진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데 여권을 담보로 돈을 빌린 탓에 그러지도 못했다. '돈'이 필요했다. 최소한 '여권'이라도 되찾을 요량이었다.
평소 자신을 '누나'라며 따르는 환전상 B 씨를 떠올렸다. A 씨는 B 씨를 살해해 현금을 빼앗기로 마음먹었다. 범행을 위해 중국에 머물던 C·D 씨를 제주로 오게 했다.
그리고 2월 24일. A 씨는 이날 오전 9시 38분쯤 B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100만 위안을 지금 환전할 테니 급히 현금을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오후 2시 22분쯤 자신의 객실로 찾아온 B 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객실 밖에서 대기하던 공범들은 이후 A 씨가 현금과 카지노 칩 등 8500만원 상당이 담긴 종이가방을 객실 문 앞에 두자 이를 환전해 자신들의 중국 내 계좌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범행 당일 서귀포시 소재 파출소를 찾아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했다. C 씨와 D 씨는 환전 이후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빠져나가려다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 씨는 지난 6월 첫 공판에서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고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피해자의 금품을 빼앗은 것이라며 '강도살인'이 아닌 '살인'과 '점유이탈물횡령'으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항변했다.
피해자 B 씨의 가족들도 이날 법정을 찾았다. B 씨의 어머니는 "중국에서는 사람을 죽이면 그 사람도 죽는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사람 죽이지 않는다"며 "27살밖에 안 된 하나뿐인 아들인데 흉기에 12번 찔려 죽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하다"고 울었다.
이어 "죽은 아들은 눈도 감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며 "우리 가족은 더 이상 살아갈 힘이 없다. 재판장께서 부디 재판을 잘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강도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A 씨가 방어를 위해 우발적으로 흉기를 사용했다기보다 피해자를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서 먼저 공격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도박으로 거액을 잃고, 수억원대의 빚을 진 상황이어서 (강도살인의) 충분한 동기도 있다"며 "범행을 준비했던 정황도 다수 확인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참회하도록 하는 것이 피고인의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여전히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하면서 사실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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