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그만 나오지” 트럼프 압박에도…발목 잡힌 애플의 속사정 [Book]
애플 공급만 전략의 그림자
1997년 해외생산으로 전환
폭스콘 만난후 중국에 의존
시진핑 집권후 돌변한 중국 정부
기술·노하우 자국기업 빼돌려
트럼프가 탈중국 압박해도
매출·공급망 이미 종속 상태
![대만 폭스콘 정저우 스마트폰 조립 공장에서 여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5/mk/20251005072402587lops.jpg)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자로 애플을 담당해온 패트릭 매기가 쓴 첫 저서 ‘애플 인 차이나’는 이처럼 수십 년간 중국 내 위탁생산 업체를 통해 살을 찌워온 애플 공급망 전략의 그림자를 집중 조명했다. 중국에 공을 들여 쌓아온 애플의 ‘붉은 공급망’이 미·중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애플의 입지를 축소시킨 현실도 짚는다.
책은 1997년 오프쇼어링(생산기지 국외 이전) 전략을 채택한 이후 중국으로 공급망을 집중시킨 배경과 맥락을 따라간다. 초기에만 해도 애플은 중국 이외에 한국과 대만, 멕시코, 웨일스, 체코 등 세계 전역으로 공급망을 분산했다. 상황을 반전시킨 건 현재 애플의 대표적인 공급 업체 ‘폭스콘’이었다.
대규모 노동력을 등에 업은 폭스콘은 중국 내 공장에서 애플이 발주하는 거대한 물량을 받아내면서 낮은 단가도 용인했다. 애플은 첨단 설비뿐만 아니라 자사 엔지니어까지 중국에 파견해 기술과 제조 노하우를 전수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폭스콘 공장의 노동 착취를 묵인했다. 높은 이익률에 혈안이 된 애플의 욕망을 충족해주는 대신 노하우와 기술을 듬뿍 흡수하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었다. 저자는 “애플의 투자는 비용과 인력, 영향력 면에서 국가 건설 사업에 필적할 수준이었다”며 “중국은 애플의 단기적 필요를 자국의 장기적 이익과 정교하게 맞바꾸는 전략을 폈다”고 했다.

미국 정부의 오판도 작용했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미국은 희망을 품었다. 중국이 부유해지면 낡은 권위주의를 벗고 자연스레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였다. 중국을 핵심 거점으로 삼아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애플의 전략과도 궤가 같았다.
그러나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상황은 반대로 펼쳐졌다. 중국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애플을 뒤흔들었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정저우시가 봉쇄되면서 폭스콘의 아이폰14 생산 차질이 극심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국은 또한 애플이 훈련한 인력을 통해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자국 기업에 본격적으로 이식하기 시작했다. 2020년대 들어 미국 정가에선 애플이 화웨이, 샤오미, BYD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의 성장을 후원한 꼴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정부는 첨단 기술의 수출 통제로 중국과 기술 패권 경쟁에 불을 댕겼다.
본국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는 애플이 중국과 척을 질 수 있을까. 저자는 매출과 공급망 등 여러 부문에서 종속된 구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애플과 중국의 관계는 정치적으로 더는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지만 사업적으로는 끊을 수 없게 됐다.”
저자는 현재 애플이 겪고 있는 ‘중국 리스크’가 구조적인 문제이며, 향후 10년간 더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동시에 기업이 정치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이익 극대화에 집중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일깨운다.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효율적이라고 해도 단 하나의 권위주의적 파트너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게 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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