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기사’ 쓰는 기자들이 ‘인장’을 판 이유

송수진 2025. 10. 5. 07: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식 사고, 기사 쓰고, 주식 팔고...
일부 기자들이 특정 종목에 대한 기사를 쓰기 전 미리 그 주식을 사두고, 호재성 기사를 쓴 뒤 주가가 오르면 팔아 차익을 남긴 혐의에 대해 금융당국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 혐의가 사실이라면, '죄'입니다. 자본시장법 178조는 누구든지 금융 투자상품을 매매할 때 '부정한 수단이나 계획, 기교'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금융당국의 수사선상에 오른 기자들과 그들의 배우자, 지인 등 20명이 넘습니다.

☞기사 다시 보기
[단독] 주식 사고, 기사 쓰고, 주식 팔고…기자 20여 명 수사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96018
[단독] 기자 선행매매 수사, ‘특징주’ 100여 개 뒤진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97743
[단독] ‘선행매매 혐의’ 전현직 기자 2명 자택 등 압수수색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321991

■ 또 다른 사건…"인장을 판 기자들 포착"

그런데 또 다른 사건이 드러났습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은 일부 기자들이 호재성 기사를 써주고 한 건에 수백만 원씩 받은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연루된 기자들은 평소 알고 지낸 A 씨가 미리 써 둔 보도자료를 거의 그대로 기사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쉽게 말해, 바이라인(byline)을 판 겁니다. 바이라인이란 기사 작성자나 정보 제공자의 이름을 명시하는 부분입니다.

KBS 방송 기사의 경우 기사 말미에 "KBS뉴스 000입니다"라고 마무리하는데, 이것이 바이라인입니다.

지면 기사나 온라인 기사는 '000기자(000@sinmoon.co.kr)'라고 표시되는 영역입니다.

바이라인은 독자에게 기사의 내용에 대한 책임이 기자 본인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줘서, 기사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한 마디로 '이 기자가 보장하는 기사이니, 믿고 보세요.'라는 의미로, 그 기자의 인장과 같습니다.

■ "기사 한 건당 수백만 원 수수"

인감도장과 같은 바이라인을 판 대가는 기사 한 건당 수백만 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렇게 돈을 받고 맞춤형 기사를 쓰는 것 역시 자본시장법 178조가 금지하는 '부정한 계획 또는 기교'일 수 있습니다.

기자 신분이었던 만큼 직무 관련성 여부와 상관없이, 회당 백만 원 이상 연간 3백만 원 이상 받았다면 '김영란법' 즉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혐의가 포착된 전·현직 기자는 3명 이상입니다.

수사 대상 중 일부는 기자 선행매매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의 기자들이 이렇게 돈을 받고 쓴 기사 대부분은 주로 코스닥에 상장된 소형주들에 대한 호재성 기사들이었습니다.

소형주는 시가총액 3천억 원 미만으로, 주식 거래량이 적어서 기사 몇 건으로도 주가가 영향받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작전'의 목표물로 소형주가 활용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소형주일수록 투자 정보가 없어서, 특징주 기사로 다뤄지기만 해도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오를 수 있습니다.


특징주 기사는 SNS를 타고 다니면서 추가 매수세를 유입하는 역할을 합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특징주 기사는 수많은 SNS를 타고 다니면서 추가 매수세를 일으킨다"면서 "그 구조를 알고 있는 기자들이 이렇게까지 했다는 것은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 대표는 기자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서, "페어플레이를 못 하게 하는 건데, 어느 개인이 이런 시장을 믿고 주식을 하겠는가"라고 성토했습니다.

■ 페어플레이 못 하게 하는 기자들, 누구일까

박 대표의 말처럼 '페어플레이를 못 하게 하는' 기자들은 누구일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그들을 찾아봤습니다.

1.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사건을 특정한 뒤
2. 사건 관계자 등이 기자 등과 접촉한 정황을 찾고
3. 해당 종목에 대한 기사가 실제로 나왔는지
확인했습니다.

취재진이 특정한 사건의 한 관계자는 "호재성 기사를 위해 홍보 대행사를 이용했으며, 특정 기자에게는 수천만 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소형주와 홍보 대행사, 특정 기자들의 공생 관계에서 비롯되는 우리 자본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오늘 밤 10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더 보다> '개미홀리기-작전세력이 된 기자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송수진 기자 (reportersong@gmail.com)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