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소도시서 뜨는 ‘사교형 멤버십 클럽’…젊은 전문직 종사자 사이서 인기

현정민 기자 2025. 10. 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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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파티·디제이 공연·와인 시음회 등 친목 활동이 주목적
뉴욕, LA 등 대도시에서 유행했지만…최근 중소 도시까지 확장
코로나19로 고소득층 이주하며 수요 증가
전통적 교회 대체할 ‘현대판 공동체’란 분석도

미국 대도시에 주로 존재했던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이 최근 중소 도시까지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대도시에서 이주한 고소득층과 신흥 부유층이 주된 고객층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소재한 애견 동반 프라이빗 클럽. /로이터뉴스1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중소도시에서는 최근 고소득층을 겨냥한 사교형 멤버십 클럽이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이러한 클럽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대도시에서 주로 흥행했으나,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전문직 인구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점차 사바나, 렉싱턴 등 중소 도시에서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늦가을 개장을 앞둔 ‘더준(The June)’ 또한 중소 도시인 잭슨빌에 소재한 멤버십 클럽 중 하나다. 전직 컨설턴트이자 부동산 중개인이 만든 이 클럽은 입회비가 5000달러(약 700만원) 선으로, 회원 등급에 따라 최소 425달러 이상의 월회비를 지급해야 가입할 수 있다.

클럽은 한때 연방준비은행이 입주했던 신고전주의풍 석조 건물에 들어설 예정으로, 내부에는 댄스 클럽과 바, 개인 레스토랑이 운영된다. 이미 잭슨빌 미식축구팀 ‘재규어스’의 쿼터백 트레버 로런스, 구단 지분을 보유한 샤나 칸 등 지역 명사들을 비롯해 주민 450명 이상이 회원 가입을 마친 상태다.

창업주 브릿 모건삭스는 “2020년 브루클린에서 잭슨빌로 이주하면서 뉴욕에서의 사교 문화를 이식하고 싶었다”며 설립 의도를 밝혔다. 대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중소도시에도 존재할 것이란 확신이 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전역에서 멤버십 클럽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조지아주 사바나의 ‘클럽 바르도’ ▲켄터키주 렉싱턴의 ‘카멜 클럽’ ▲뉴욕주 올버니의 ‘그린 하우스 소셜 클럽’ 등이 최근 문을 열거나 개장을 앞둔 대표적인 멤버십 클럽으로 손꼽힌다. 클럽에 가입한 회원들은 풀 파티, 디제이 공연, 와인 시음회, 드라마 단체 관람 등 다양한 친목 도모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앞서 더준 가입을 마친 잭슨빌 주민 겸 기업가 크레이그 맨더빌은 사업 확장을 논의할 창구로 멤버십 클럽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맨더빌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멤버십 클럽의 등장이 잭슨빌 사업가 네트워크의 확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멤버십 클럽의 수요가 급증한 것은 지역 사회 내 고소득층의 비율이 증가한 것과도 궤를 함께 한다. 미 인구조사국은 “잭슨빌 내 연소득 20만달러 이상 가구가 2021년 이후 약 15% 증가했다”며 “동기간 사바나에서도 고소득 가구는 8%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사바나에 개장한 ‘클럽 바르도’ 또한 회원 250명이 30~60대에 걸친 연령대로, 대부분은 의사나 변호사, 교수 등 고소득 전문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 내에서 연소득 27만5000달러(약 3억8579만원) 이상을 기록한 가구는 전체 가구 지출 중 49.7%를 기록,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경기 악화로 고소득자들만이 지갑을 열면서 이들의 수요를 충족할 만한 서비스 중심으로 흥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컨트리 클럽이나 골프·비치 클럽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신규 클럽의 강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1928년 설립돼 긴 역사를 지닌 플로리다주 컨트리클럽 ‘폰테베드라 인 앤 클럽’의 경우 가입비만 15만달러로, 대기 기간도 2년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규 멤버십 클럽의 경우 간단한 신청 절차를 밟거나 기존 회원의 추천만으로도 입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멤버십 클럽이 단순한 사교 공간 이상의 ‘현대판 공동체’ 역할을 수행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LA와 뉴욕시에 소재한 회원제 클럽 ‘샌 비센테 클럽’의 창립자 제프 클라인은 “기존에는 교회가 공동체의 중심이었지만, 종교 활동이 줄어든 현 시점에서 사람들은 오프라인 활동 위주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원하고 있다”며 “멤버십 클럽은 그 수요를 충족하고 있으며, 중소 도시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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