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없는 음식 비결은 ‘플라스틱’?…올해의 ‘괴짜 노벨상’
“먼저 웃게 한 뒤, 생각하게 만든다”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된 비범한 실험들

매년 가을, 과학계에서는 조금 특별한 상이 발표된다. 바로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과학 유머 잡지 ‘있을 법하지 않은 연구 연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 AIR)’가 주관하는 이 상은 “사람을 먼저 웃게 한 뒤, 생각하게 만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과학 연구를 기린다.
‘노벨상’처럼 엄숙하지는 않지만 이그노벨상은 대중에게 과학의 유머와 상상력을 일깨우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시상식은 9월18일 보스턴대학교에서 열렸으며,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이 시상자로 참여하고 관객들이 종이비행기를 던지는 등 독특한 전통을 이어갔다.

연구팀은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즉 테플론을 식사의 약 25% 수준으로 포함해 쥐에게 90일 동안 사료로 먹인 결과, 체중이 감소하고 뚜렷한 독성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테플론을 섞은 초콜릿바를 직접 만들어 시식하는 실험적 시도도 했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테플론이 식용으로 승인된 물질이 아니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공동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독일어를 모국어로 하고 네덜란드어에 능통한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절반은 보드카와 레몬 음료를, 나머지는 물을 마시게 한 뒤 원어민과 대화를 시킨 결과 알코올을 섭취한 그룹이 더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말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소량의 알코올이 발음을 더 자연스럽게 하고 자신감을 높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언어 능력이 실제로 향상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결론을 남겼다.

무지개도마뱀 9마리를 대상으로 4가지 치즈 피자와 다른 종류의 피자를 배치한 결과, 4가지 치즈 피자에 가장 빠르고 강한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치즈 속 특정 성분이 도마뱀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거나 소화에 용이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농도의 에탄올을 섭취한 박쥐의 비행 시간이 길어지고 반향정위(에코로케이션) 소리의 질도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코올이 박쥐의 비행 능력과 감각을 모두 둔화해 장애물에 부딪힐 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얼룩말 줄무늬를 그린 소에게 파리가 착지하는 수가 현저히 줄고, 소들이 머리를 흔들거나 꼬리를 휘두르며 파리를 쫓는 행동도 감소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농약 없는 해충 방제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손톱은 천천히 자라며, 아이들이 어른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따뜻한 환경과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빈 교수는 ‘사후에도 손톱이 자란다’는 속설은 피부가 수축하며 생기는 착시 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이그노벨상 수상작들은 얼핏 엉뚱해 보이지만, 과학의 질문이 반드시 거대하거나 엄숙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곤충 방제, 영양, 심리, 음식 과학 등 일상 속 호기심에서 출발한 실험은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익숙한 상식이나 편견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이그노벨상은 과학이 우리 삶과 얼마나 가까우며, 또 얼마나 유연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다. 가볍게 웃으며 마주한 연구가 때로는 더 깊은 통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바로 이 상의 진정한 매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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