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1위 유시민, 신뢰도 1위 손석희

[기자수첩]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손석희 전 JTBC 사장과 유시민 작가.

지난 8월 시사저널 조사에 따르면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인'(일반 국민 대상)을 물은 결과 유시민 작가가 지목률 30.6%로 1위를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조사에서 17.4%로 1위였던 손석희 전 JTBC 사장은 올해 23.2%로 지목률은 올랐으나 3위로 밀려났다. 지난 9월 시사IN 조사에 따르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을 물은 결과 손석희 전 사장이 전년보다 2.1%포인트 늘어난 18.1%로 19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가 5.1%, 유시민 작가가 2.5%, '매불쇼' 진행자 최욱씨가 1.3% 순이었다. 영향력 1위 유시민, 신뢰도 1위 손석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플랫폼 권력은 유튜브로 이동했다. 뉴스 생중계를 유튜브 라이브로 보는 시대다. 매일매일 유튜브에서 사실과 의견을 접한다. 공영방송에서도 섭외가 힘든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가 '뉴스공장'이나 '매불쇼'에 출연한다. 유시민 작가는 유튜브 문법에 적합한 발화자였고, 각종 유튜브 채널 섭외 1순위였다. 결국 유튜브에서 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 국면의 각종 프레임을 주도한 유시민 작가가 영향력에서 손석희 전 사장을 앞섰다고 볼 수 있다. 레거시에서 디지털로의 시대 변화 속 과도기적 장면이 두 사람에게 투영된 셈이다.

신뢰도 측면에서 여전히 '손석희'는 건재하다. 손석희 전 사장은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레거시 미디어의 상징이 되었다. 그가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여전히 뉴스이용자들이 MBC JTBC 한겨레 경향신문 등 레거시 미디어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레거시 미디어 시대에선 영향력과 신뢰도 모두 손석희 전 사장이 1위였으나 이제 이런 지표는 두번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른다. 손 전 사장이 '뉴스공장'이나 '매불쇼'에 출연할리는 없으니 말이다. 유튜브 저널리즘의 신뢰도는 아직 레거시 미디어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레거시 미디어가 '팩트보다 임팩트'를 추구하는 몇몇 유튜브 저널리즘에 휩쓸린다면, '신뢰도 1위 손석희'가 무너질 날도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