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첫 여성 총리 초읽기…‘여자 아베’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로 선출

이혜영 기자 2025. 10. 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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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예상 깨고 결선 투표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누르고 당선
오는 15일께 실시될 국회 총리 지명선거에서 이시바 후임 지명 확실시
극우 정책 전개 가능성에 한일 관계 영향 가능성…외교부 “긴밀 소통”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10월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 연합

강경 보수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일본 집권 자민당의 첫 여성 총재로 선출됐다. 극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다카이치 신임 자민당 총재는 국회 지명선거를 거쳐 역사상 첫 일본 여성 총리에 취임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4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치러진 제29대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185표를 얻어 156표에 그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예상 밖의 큰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해 9월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하고도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역전당했지만, 이번에는 1차 투표 기세를 결선 투표까지 이어가며 총재직을 거머쥐었다. 

앞서 일본 언론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의 견고한 선두를 점치는 분석이 잇달았지만 실제 결과는 다카이치 총재의 '낙승'이었다.

1차 투표는 자민당 국회의원 295명이 각각 1표를 행사하고, 당원 투표를 의원 표수와 같은 295표로 환산한 뒤 더해 결과를 냈다. 결선에서는 자민당 의원 295표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47표를 합쳐 승부를 가렸다. 의원 유효표는 1차와 결선 투표 모두 294표였다.

다카이치 총재는 당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고, 열세로 평가됐던 의원 투표에서도 보수 성향 의원들의 표를 모으며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선에서 다카이치 총재는 149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45표의 의원 표를 얻었다.

결선 투표에서 당내 유일한 파벌을 이끄는 아소 다로 전 총리가 다카이치 총재를 지지하며 '킹 메이커' 역할을 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소 전 총리는 결선에 앞서 '당원 투표에서 1위에 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결선 투표에서는 43명인 아소파 의원 상당수와 1차 투표에서 4∼5위를 기록한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지지했던 의원들이 대부분 다카이치 총재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10월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승리한 후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악수를 하고 있다. ⓒ EPA 연합

야스쿠니 신사 참배 관련 "적시에 적절하게 판단"

다카이치 총재는 오는 15일께 실시될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이시바 후임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국회는 여소야대 구도이지만, 야권이 분열해 제1당인 자민당 총재가 총리 지명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10선 의원인 다카이치 총재는 세 번째 도전 끝에 당권을 거머쥐게 됐다. 그는 작년 선거에서 강경 보수 성향을 드러내 의원 표심을 잃었다는 분석에 따라 이번에는 이를 희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여자 아베'로 불리는 그가 국정 운영에 있어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계승해 극우 색채가 짙은 정책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다카이치 총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왔다는 점에서 협력 기조를 이어왔던 한·일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선거 승리 후 연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적시에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 위령을 위한 중심적인 시설"이라며 "어떻게 위령을 할지, 어떻게 평화를 기원할지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며  "이것은 절대 외교문제로 삼을 일이 아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는 국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가고 싶다"고 부연했다. 

시마네현이 개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보내는 일본 정부 대표 인사의 격을 기존 차관급에서 장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한국과 일본 양국 관계 경색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는 지점이다. 

한국 정부는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선출된 데 대해 "새 내각과 긴밀히 소통하며 한일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 나가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10월 중순경 일본 국회의 총리지명선거를 거쳐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일 양국은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질서 속에서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글로벌 협력 파트너인 만큼 앞으로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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