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강력한 시너지는 없다”…네이버·업비트, 한집에서 동거나선 이유 [뉴스 쉽게보기]

임형준 기자(brojun@mk.co.kr) 2025. 10. 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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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목요일,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업계를 놀라게 만든 두 거대 기업의 거래 소식이 전해졌어요.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보유한 ‘두나무’가 한 회사가 된다는 소식이었어요. 국내 1위 간편결제 서비스 회사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보유 기업의 전격적인 합병 소식인 만큼, 주요 언론은 며칠째 관련 뉴스를 쏟아내며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두 회사는 왜 한 가족이 되기로 했을까요? IT업계가 이들의 결정에 놀란 이유는 뭘까요?

네이버 식구 되기로 한 두나무
일단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어떤 회사인지 살펴볼게요. 네이버파이낸셜은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의 자회사예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네이버페이를 떼어내서 2019년 11월에 네이버파이낸셜이라는 회사를 새로 만들었죠.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모회사-자회사’ 관계가 되는데요.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 전체 주식의 69%를 보유하고 있어요. 네이버가 모회사이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자회사인 거예요. 엄밀히 따지면 서로 다른 회사이지만, 지분을 많이 보유한 네이버가 지배력을 갖고 있기에 사실상 한 식구라고 볼 수 있어요.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회사예요. 국내 1위 업체인 업비트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거래소로 평가받을 만큼 가상자산 업계에서 영향력이 커요. 2012년 설립 후 10년밖에 지나지 않은 2022년에 이미 자산총액 10조 원을 넘기며 대기업 집단에 지정됐을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성장세를 보였어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한 식구가 되는 방안으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선택했어요. 구체적인 내용은 각 회사의 내부 논의와 양측의 협상을 통해 차차 정해지겠지만, 포괄적 주식교환이라는 큰 틀에는 두 회사가 합의했다고 해요.

자회사 합병에 쓰는 ‘포괄적 주식교환’
한 식구가 되는 데에 왜 주식교환이 필요하다는 걸까요? 다소 낯선 용어인 ‘포괄적 주식교환’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자회사로 받아들이기 위한 거래 방식이에요. 자회사 중에서도 모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만들 때 유용해요.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어떻게 한 식구가 되는지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① 두 회사의 가치를 각각 따져서 주식교환 비율을 합의로 정한다.

② 두나무 주주들은 두나무 주식 전부(지분 100%)를 네이버파이낸셜에 넘긴다.

③ 네이버파이낸셜은 주식을 새로 발행해 약속한 비율로 두나무 주주들에게 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 지분 100%를 보유한 두나무의 모회사가 돼요. 두나무 주주들은 두나무 주식 대신 네이버파이낸셜 주식을 가진 주주가 되는 거고요. 결국 ‘네이버(모회사)-네이버파이낸셜(자회사)-두나무(손자회사)’로 이어지는 기업 지분구조가 만들어져요.

두 회사가 합치기로 한 이유
사실 IT업계와 금융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아주 의외라는 반응이 많이 나왔어요. 두 회사의 주식교환을 위해 가치를 따져봤을 때 네이버파이낸셜은 4~5조원, 두나무는 14조원쯤으로 평가됐거든요. 두나무 입장에선 더 가치가 작은 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선택을 한 거죠.

그럼에도 두나무가 네이버의 식구가 되기로 한 건, 서로가 가진 강점과 양측이 함께할 때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에요. 네이버는 세계적인 수준의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을 보유하게 되고, 두나무는 가상자산 분야를 넘어 금융회사로 발전할 수 있게 돼요.

네이버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딱히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적 서비스를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죠. 두나무는 네이버가 원하는 새로운 시장을 함께 개척할 만한 파트너예요. 두나무가 보유한 가상자산 관련 전문성을 토대로 최근 주목받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 조성에 나설 수 있으니까요. 두 회사의 단순한 협업이 아니라, 한 식구로서의 협력이니 시너지 효과는 더 강할 수밖에 없고요.

두나무 입장에선 이번 거래를 통해 가상자산거래소를 넘어서는 금융회사로의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해요. 송치형 두나무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은 평소 “가상자산 거래에만 국한된 사업 영역을 금융산업 전반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고 해요.

주식교환이 끝난 뒤에는 두나무가 꾸준히 검토해 왔던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이 나와요. 합병을 통해 가치를 더 키운 뒤 미국 시장에 더 성공적으로 데뷔하려는 계획일 수 있다는 거예요.

네이버 차기 리더의 등장?
두 회사의 거래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여러 관측을 내놓고 있어요. 특히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의 주요 리더급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와요.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4~5조원)가 두나무(약 14조원)보다 훨씬 작은 점을 고려할 때, 두나무 최대주주인 송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에요. 회사 가치를 고려한 교환 비율에 따라 주식교환을 하면, 두나무 주주들 지분이 네이버파이낸셜 주주들 지분보다 3배 가량 가치 있다고 평가받을 테니까요.

겉모습만 보면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이지만, 실제로 모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이끄는 건 송 회장이 될 거라는 뜻이에요. 이렇게 되면 네이버 전체에서도 송 회장의 역할이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예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이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혀왔어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송 회장이 네이버 전체를 이끄는 차기 경영 리더가 될 가능성 또한 생기는 셈이에요.

다만 이번 거래에 걸림돌이 없는 건 아니에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반발할 수도 있으니까요. 어느 한쪽에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면, 이들은 거래에 찬성하지 않겠죠. 두 회사는 이번 달에 주주들에게 사업 계획과 거래의 필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해요.

각자 업계를 선도하며 한창 잘나가던 두 기업, 과감한 시도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보려는 모습인데요. 과연 이번 거래는 잘 마무리될 수 있을지, 몇 년 후 이 기업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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