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돈 주는데 왜 일해요?"...'최저임금' 넘어선 '실업급여'

정부가 내년 실업급여(구직급여) 상한액을 하루 6만81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6년 만에 상한액을 손질하는 것이다. 최저임금과 연동된 하한액이 상한액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용보험법 하위법령 일부 개정령안이 지난 2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
비자발적 실업자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 상한액은 올해 6만6000원에서 내년 6만8100원으로 3.18% 오른다.
상한액은 고용노동부가 심사위원회를 거쳐 시행령으로 고쳐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구직급여 상한액을 조정한 건 2019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실업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과 연동되면서 매년 빠르게 상승해왔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20원으로 인상되면서 이를 반영한 하한액은 1일 6만6048원으로 계산돼 현재 상한액인 6만6000원을 넘어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내년 실업급여는 처음으로 월 200만원을 돌파하게 된다.
월 최소 지급액(30일·하루 8시간 기준)은 192만5760원에서 198만1440원으로, 월 상한액은 198만원에서 204만3000원으로 각각 오르게 된다. 반면, 최저임금으로 일하는 근로자의 월 세후 실수령액은 약 189만원 정도다. 일을 하지 않아도 최대 204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고용보험기금 내 실업급여 계정은 내년에 고갈될 전망인데, 이번 조정으로 소진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동안 이미 실업급여로 6조4000억원이 집행됐다. 이는 당초 예산 10조9171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에 현행 최저임금 80% 연동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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