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 7만원?" '바가지 부산' 오명 씌운 죗값, 겨우…왜 처벌 못 하나

오진영 기자 2025. 10. 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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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9일의 추석 연휴가 다가왔습니다.

매년 황금연휴만 되면 돌아오는 '바가지 요금'.

관광객의 발목을 붙잡는 바가지 요금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는 관광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4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주요 관광지를 둘러싼 '바가지 요금' 논란이 심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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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요금 전성시대]②
[편집자주] 최장 9일의 추석 연휴가 다가왔습니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우리나라를 돌아보려 하지만, 요금이 만만치 않습니다. 평소의 10배가 넘는 가격표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바가지 아냐?'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바가지 때문에 국내여행이 싫다"고 응답했습니다. 매년 황금연휴만 되면 돌아오는 '바가지 요금'. 해결 안 되는 이유는 뭘까요. 머니투데이가 짚어봤습니다.

울릉도에서 비계가 절반 이상인 삼겹살을 받았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린 유튜버 '꾸준'. / 사진 = 유튜브 갈무리

"가격은 시장 논리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문화관광체육부 관계자)

관광객의 발목을 붙잡는 바가지 요금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는 관광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일부 업소의 이익을 위해 전체 관광업계의 이미지가 저해되는 '독소'를 너무 오래 방치해 왔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문제 해결을 주문한 만큼 업계를 아우르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4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주요 관광지를 둘러싼 '바가지 요금' 논란이 심화한다. 혼자 밥을 먹는 고객에게 부적절한 대응을 한 전남 여수나 비계 함량이 지나치게 많은 삼겹살을 판매한 울릉도, 항구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회를 판매한 강원 속초 등이 대표적이다.

'바가지 논란'은 연휴나 성수기 때마다 되풀이된다. 코로나19 이후 자국민·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면서 논란이 일어나는 지역과 형태가 다양해졌다. 미약한 처벌 수준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법적으로 '바가지'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의 불만만으로는 업주를 처벌하기 쉽지 않다. 형사처벌 대상이 되려면 판매자가 강제로 비싼 요금을 내게 하거나 '가짜 메뉴판' 등으로 사기를 저질러야 한다.

/사진 = 김지영 디자인기자


문화체육관광부나 관할 지자체 등도 현장 점검과 행정 지도 정도가 '바가지 업소'에 할 수 있는 전부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은 전국 문화관광축제를 대상으로 바가지 근절 캠페인 등을 벌이고 있으나 이 역시 강제성은 없다. 문체부 관계자는 "가격 결정은 업소의 권리"라며 "(바가지 요금을 부과한) 업소를 고발하거나 일률적인 요금 기준을 세우는 것 등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삼 한 접시를 7만원에 팔아 논란이 일었던 부산의 한 횟집도 구청이 시정 명령을 내리고 6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에 그쳤다. '바가지 부산'으로 깎인 이미지에는 못 미치는 액수다. '비계 삼겹살'을 판매한 울릉도의 고깃집도 7일간의 영업정지가 내려졌으며, 2~3년 전부터 바가지 논란이 되풀이되는 속초 대포항은 상인회의 자정 결의 외에는 별다른 처벌이 없었다.

지난달 21일 강원도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속초시가 최근 오징어 난전 바가지 요금 및 불친절 등으로 인해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포항 바닷가 횟집센터 점포 상당수가 불황으로 임대 문구가 걸려 있다. / 사진 = 뉴시스


관광업계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피해를 강요하는 바가지 요금에 대해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인식이 악화되면 소비가 줄 뿐만 아니라 재방문률이 감소하고 관광시장이 위축된다. '관광 1번지' 제주도는 갈치조림, 흑돼지 삼겹살 등 음식을 비싸게 팔았다는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 관광객이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소비액도 지속 후퇴 중이다.

법적 근거 마련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바가지 논란이 불거진 제주도나 울릉도, 속초 등 지역은 공실률이 치솟고 국내관광객 수와 소비가 침체됐다. 바가지 요금이 실제로 여행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전국으로 확대해 봐도 국내관광 소비가 줄고 있다. 국내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내국인 방문자 수는 전년 대비 4.6% 증가했지만 관광소비는 되레 2.6% 감소했다.

관광 플랫폼 관계자는 "가격 결정은 업주의 권리라고 하나 실질적으로 업계의 피해가 드러나는 만큼 강력한 단속 규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관광은 인식에 민감하기 때문에 한 번 '바가지 씌우는 동네'라는 인상이 새겨지면 되돌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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