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와 건강의 상징, 하수오

문성필 시민기자 2025. 10. 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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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하수오 〈Polygonum multiflorum Thunberg〉-마디풀과-

가을의 길목에서 만난 하수오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하수오는 우리에게 '적하수오'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식물입니다.

1900년대 이후 중국에서 약용 식물로 도입돼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일부 야생화가 되어 들이나 산에서도 자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하수오, 나도하수오, 삼도하수오 등 3종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적하수오를 '하수오', 백하수오를 '백하수오'라 부르지만, 정식 식물명으로는 적하수오를 '하수오', 백하수오를 '큰조롱'이라고 합니다.

하수오의 한자 표기는 '何首烏'로, '어찌(何) 머리(首)가 까마귀처럼 검을(烏) 수 있을까'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하수오를 복용하면 흰 머리카락이 검게 변한다는 전승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하수오에는 흥미로운 약재 설화도 전해집니다.

옛날 하(何)씨 성을 가진 한 남자가 59세가 되도록 허약해 장가를 가지 못하고 홀로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산에서 서로 뒤엉킨 넝쿨을 캐 와 곁에 두고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한 노인이 나타나 "하늘이 내린 선물이니 정성껏 먹으라"고 세 차례 일러주었습니다.

그는 1년 동안 그 뿌리를 먹으며 몸이 건강해지고 머리칼이 검어졌으며, 마침내 60세에 결혼해 아들까지 낳고 100세 넘게 장수했습니다.

이후 사람들은 그의 성씨 '하(何)'와 까마귀처럼 검어진 머리카락을 합쳐 이 식물을 '하수오(何首烏)'라 불렀다고 합니다.

하수오는 9월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 제주에서는 11월까지도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줄기는 '야교등(夜交藤)', 잎은 '하수엽(何首葉)', 뿌리는 '적하수오'라고 불립니다.

개천절에서 추석, 한글날로 황금연휴가 이어집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친지와 함께 풍요로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가 독자 여러분의 한가위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문성필

20여년 동안 제주의 나무와 야생화를 사진으로 담고 기록하고 있다. 자연환경해설사, 산림기사 등을 취득하고 제주생물자원연구소(주) 사외이사와 제주자연유산돌봄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라산 식물 생태조사와 제주의 곶자왈 식생, 오름의 식물상을 조사한 연구경험이 있다. '민오름의 나무 이야기', '제주 해안변 오름의 식물', '오름의 식물사진' 등의 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