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41%, 22%…이 대통령도 여야도 늪에 빠진 지지율

손국희.신수민 2025. 10. 4.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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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지지율 딜레마
틈이 벌어져 비상등이 켜졌다. 하지만, 좀처럼 파고들지 못한다. 지지율 하락과 답보의 늪에 빠진 여야의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여야 지지율 모두 동시에 맥을 못 추는 기현상이다.

지난 2일 발표된 10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여권의 하락세가 도드라진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는 57%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고치(65%·8월 1주) 대비 8%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상승해 34%였다. 긍정적 평가는 6월 2주차에 53%로 더 낮았지만 당시 부정적 평가는 19%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부정적 평가가 상승해 34%까지 올랐다. 이로 인해 긍정과 부정의 격차는 23%포인트로 줄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44%(8월 1주)에서 41%(10월 1주)가 됐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한국갤럽의 최근 한 달간의 추이도 비슷하다. 이 대통령은 8%포인트(63%→55%), 민주당은 3%포인트(41 → 38%) 빠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정청래 대표 취임 후 최저치다.

①높아지는 피로감, 틈 벌어지는 여=이같은 동반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여권의 과도한 강공 일변도를 꼽는다. 특히 삼권분립 훼손 우려를 부른 당정의 반(反)사법부 전선을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달 11일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그게 왜 위헌인가”라고 힘을 실은 뒤 민주당은 사법부 압박을 가속했다. 사실상 근거 없는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을 정국 한복판에 등장시켰고,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을 필두로 한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조 대법원장 청문회를 기습적으로 상정해 단독으로 의결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여야 모두 중도층에 호소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민생을 놓쳤기 때문”이라며 “특히 여권은 미 관세 협상에 대한 실망, 무리한 특검, 당정 간 갈등 격화로 좀처럼 정권 초반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한국갤럽 9월 4주차 조사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및 내란 의혹을 현 재판부가 계속 맡아야 한다’는 응답이 41%,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응답이 38%였다. 지지율이 낮아졌다곤 하나 여권이 여전히 압도적인 여론 지형이란 걸 감안하면 적어도 사법부 논란에 대한 민심은 여권의 프레임이 통하는 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이 대통령 부정 평가 원인에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 및 사법부 흔들기’(5%)가 처음 등장했다.

여권 내에서도 공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친명계 원조그룹 ‘7인회’ 멤버 김영진 의원이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법사위는) 너무 소모적이고 국민들 보시기에 적절한 법사위 운영은 아니다”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조희대 청문회를 진행했던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많은 사람들은 (지지율 하락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5일에도 추 위원장 등 강경파가 추진한 ‘조 대법원장 청문회’를 “급발진”이라고 비판했었다. 여권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2일 라디오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걱정인 게, 아주 거칠게 운반하는 사람들이 무슨 당 대표니 법사위원장이니 맡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정치권에선 국감 출석 요구를 받아온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인사이동, 경찰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전격 체포도 중도층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②확장력 부재, 틈새 못 파고드는 야=정부·여당의 지지율 동반 하락에도 국민의힘은 반사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NBS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직전 조사와 같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24%에서 멈추어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부·여당의 명백한 실책을 받아먹지 못했다는 거 아닌가. 대안 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심각한 신호”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뼈아픈 건 중도층 민심이다. 국민의힘 중도층 지지율은 9월 1주차 조사에서 18%를 기록한 뒤, 여권의 사법부 압박 논란이 불거지는 등 야권에 반등 기회가 있었음에도 되려 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당권파는 ‘집토끼(지지층)’을 잡아서 지지율을 끌어올린 뒤 ‘산토끼(중도층)’를 잡겠다는 복안이었다. 이 기간 장동혁 대표가 대구·서울에서 장외 투쟁에 나선 까닭이다. 하지만 ‘집토끼’를 충분히 잡은 건아닌데, 하나라도 아쉬운 ‘산토끼’는 놓친 셈이다. 영남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여권의 고전에도 우리 당 지지율이 한 달 내내 24%에 정체된 건 강성층 규합 효과가 이미 천장을 찍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동대구역 집회 때 썼던 ‘야당 탄압 독재 정치 규탄대회’ 슬로건을 일주일 뒤 서울 시청역 집회에서 ‘사법 파괴 입법 독재 규탄대회’로 바꿨지만 통하지 않았던 셈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당의 지지철회가 제1야당에게 안 가는 것이 특이한 현상인데, 이미 국민의힘을 여권에 대적할 야당으로 보고 있지 않단 의미”라며 “강성·진성 지지층 결집에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국희·신수민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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