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훈련은 잇단 연기…북한은 발사체 엔진 시험 준비 정황

박현주 2025. 10. 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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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강도 도발 가능성
지난달 27일 북한 서해 위성발사장. 새 엔진 시험 준비 동향이 포착됐다. [사진 비욘드 패럴렐 캡처]
북한이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발사체 엔진 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은 “영원히 없을 것”(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이라고 선언한 직후로,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정찰위성 발사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측은 군사훈련을 잇따라 연기하는 등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북한은 아랑곳 않고 ‘마이웨이’를 계속하는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계 북한전문매체 ‘비욘드 패럴렐’은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근거로 수직 엔진 시험대에서 엔진 시험 준비로 추정되는 활동을 식별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 촬영된 것이다. 오전 9시30분에 촬영한 사진은 지난 두 달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특이 동향이 없었으나, 두 번째 사진(낮 12시49분 촬영)에서는 레일식 보호 구조물(대피소)이 시험대로부터 멀리 뒤로 밀려나 있었고, 그 사이에 트럭 한 대가 포착됐다. 오후 2시29분에 촬영한 세 번째 사진에서 트럭은 사라졌지만, 대형 텔레스코픽 크레인이 나타났다. 예전에 북한은 이런 크레인을 이용해 시험엔진을 들어 올려 시험대에 설치한 적이 있다. 시험대에서 물이 흘러내린 흔적도 확인됐다. 마지막 사진(오후 3시 촬영)에는 어떤 차량도 식별되지 않았지만, 보호 구조물은 여전히 밀려나 있었다. 시험대에는 물이 고여 있는 작은 흔적도 남아 있었다. 비욘드 패럴렐은 이런 활동이 단순히 시험대 유지 및 보수를 위한 활동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동향은 김정은이 직접 비핵화를 거부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정찰위성 보유에 집착해온 김정은은 최근 파병을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시기상으로 오는 10일 이른바 ‘쌍십절’ 당 창건일 기념식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위성 발사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북한은 위성 발사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김정은은 신형 ICBM인 화성-20형 개발도 공식화했다.

북한은 당 창건 기념 열병식을 통해 각종 전략무기를 과시할 전망인데, 화성-20형을 이때 선보이면서 시험발사도 함께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수만 명 규모로 열병식을 준비하는 등 동향이 있어서 우리 군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육·해·공군과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야외기동훈련 ‘호국훈련’을 이달 20~24일에서 다음 달 17~21일로 연기해 실시하기로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훈련을 연기했다고 설명했지만, 대북 유화 조치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군 안팎에서는 나온다. 군은 지난 8월 한·미 연합훈련 당시에도 40여 건의 야외기동훈련 가운데 20여 건을 9월로 미뤘다. 하지만 이 중 70%는 10월 초까지도 실시되지 않고 있으며, 실시 완료 기간도 12월까지로 미뤘다.

이처럼 북한이 전혀 호응하지 않고 무력 도발 가능성을 키우는 가운데 일방적·선제적 긴장 완화조치를 지속하는 것을 두고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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