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33% 소득세 안 낸다... 상위 10%가 전체 72% 부담

법인세뿐만 아니라 소득세 역시 ‘높은 세율과 좁은 세원’이라는 우리나라 세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는 사례다. 각종 인적 공제와 보험료·주택자금·신용카드·의료비·교육비·기부금 등 공제가 많아 3명 중 1명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소득세 최고 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국 가운데 여섯째로 높은데도 실효 세율은 30번째에 달할 정도로 낮은 이유다.
3일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근로소득을 신고한 2085만명 가운데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면세자는 전체의 33%인 689만명이다. 다만, 2014년 48.1%에 달했던 이 비율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미국 31.5%(2019년), 일본 15.1%(2020년), 호주 15.5%(2018년) 등 해외 주요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처럼 면세자가 많지만 소득세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수성 때문에 고소득층이 과도하게 많은 세금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근로소득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31.6%를 벌었는데, 전체 세금의 72.2%를 부담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 소득이 8000만원을 넘는 근로자 중 면세자 비율은 0.13%인 데 반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 중에선 45.6%가 면세자였다.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45%)은 오스트리아(55%)·벨기에·이스라엘(50%)·네덜란드(49.5%)·포르투갈(48%)에 이어 OECD 6위로 낮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중하위 소득층을 중심으로 면세자가 워낙 많다 보니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 비율은 6.6%로 OECD 평균(8.2%)보다 1.6%포인트 낮다. 각종 감면 혜택을 감안한 실효세율은 한국이 4.8%로 OECD 평균(10.1%)의 절반도 안 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작년 6월 보고서에서 “높은 면세자 비율은 세부담 불형평, 소득세의 정상적인 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라며 “과세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추가적인 공제 확대는 지양하고 복잡한 공제 제도를 통폐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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