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조 친명 “與가 野처럼 행동”, 대통령 생각은 뭔가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정권 교체를 한 지 넉 달인데 국회에선 대결·갈등·파행 모습만 보인다”며 “우린 거대 집권 여당인데 여전히 야당같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3500 돌파 등 성과를 내고 있는데,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뚝뚝 떨어지더니 최저치를 찍었다”며 “당 지도부,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왜 이렇게 됐는지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의 대학 동문으로 ‘원조 친명’이라고 불리는 7인회 멤버다. 대통령 측근이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겨냥해 쓴소리를 한 것이다.
최근 법사위는 여야가 연일 강 대 강 대치를 벌이고 이것이 다른 정치 현안을 덮어 버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민주당은 야당의 간사 선임을 막는 초유의 일을 벌이더니, 근거를 대지 못하는 조희대·한덕수 등 비밀 회동설을 근거로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를 열었다. 실효성 없는 망신 주기라는 지적에도 정 대표는 “대법원장이 뭐라고 호들갑이냐”며 “추 위원장은 열심히 하시라”고 했다. 이런 집권당이 어떻게 비치겠나. 김 의원 말에 공감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의 원로 유인태 전 의원도 “지금 민주당 지도부가 아주 거칠게 하는 사람들이 무슨 대표니 법사위원장이니 맡고 있는 게 걱정스럽다”며 “다들 강성(당원)들 눈치만 보고 끌려가 나라 앞날이 걱정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 간 정부조직법 합의를 정 대표가 뒤집은 것이 이재명 정부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당이 대통령 지지율을 받쳐줘야 하는데 오히려 까먹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도 그것 때문에 한숨을 쉬는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통합과 협치를 강조하지만, 실제 국회를 포함한 국정 운영은 야당을 인정하지 않고 철저히 배제하는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다. 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민주주의 회복’을 내세웠지만, 집권 후 민주당이 보여준 것은 과거 독재 정권 때도 보지 못한 입법 폭주와 횡포다. 당 지도부가 앞장서 강경하게 나가고, 이 대통령이 나중에 추인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그런데 이제는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사람과 당 원로가 한목소리로 지도부의 강경 일변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의 뜻은 과연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의원과 유 전 의원처럼 대통령도 이들의 언행을 걱정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왜 대통령은 당의 거친 행보를 팔짱 끼고 지켜보기만 하나. 이제 취임 넉 달을 갓 넘긴 대통령에게 그 정도 영향력도 없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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