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잔] 힐튼서울 자서전
2025. 10. 4. 00:17

전시는 아카이브부터 힐튼 호텔 건축물의 일부까지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최용준이 찍은 힐튼호텔의 정면은 이 건축물이 남긴 마지막 초상사진이다. 마치 광고사진인 듯 성업 중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이 사진의 반전은 디테일 속에 있다. 외관도 주변의 정원도 그대로인 근사한 호텔. 그러나 창 안으로 보이는 텅 빈 객실들은 긴 잠에 든 건물을 비현실적으로 드러낸다. 도시 경관에 관심이 많은 최용준은 그동안 건축과 장소, 도시 문명의 관계에 대해 탐색해 왔다. 그는 구글 맵과 같은 다양한 지도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지형을 분석하고 장소를 특정한 뒤, 촬영에 나선다. 그래서 대표 연작 제목도 현장 촬영을 뜻하는 ‘로케이션’이다. ‘기념비적 장소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하는 논란 속, 안타깝게도 힐튼서울에서는 더 이상 로케이션을 할 수가 없다.
송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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