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308] 프랑스 알자스의 ‘전찌개’

프랑스 남동쪽에 알자스(Alsace) 지방이 있다. 우리에게는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으로 잘 알려진, 국경 변동에 따라 독일 땅과 프랑스 땅을 오간 역사가 있다. 여기에 ‘베커프(Baeckeoffe)’라는 재미있는 전통 음식이 있다. 알자스 방언으로 ‘빵 굽는 이의 오븐(Baker’s Oven)’이란 뜻이다. 레시피를 보면 편으로 썬 감자 위에 소·양·돼지고기를 양념해 양파·당근 등 야채와 함께 넣고 약간의 허브와 리슬링 와인을 부어 오븐에 넣어 조리한다. 도자기 용기를 사용하며, 뚜껑 대신 밀가루 반죽을 덮어 굽는다.
음식의 기원은 이렇다. 주부들이 1주일간 조리를 하고 남은 식재료를 토요일 저녁에 다듬어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일요일 교회 가는 길에 동네 빵집에 맡긴다. 빵집 오븐은 새벽에 빵이 나온 후 그 열이 남아 있다. 그래서 각종 재료를 담은 이 그릇을 오븐에 넣어 놓으면 몇 시간 동안 천천히 조리가 된다. 예배를 마치고 찾아가면 훌륭한 일요일 저녁 식사다. 빵집 주인은 빵집에 늘 있는 밀가루 반죽을 그릇 위에 덮어 오븐에 넣어준다. 서비스다. 그 답례로 주민들은 음식을 찾아갈 때 보통 빵 한두 개를 사준다.

레시피가 있지만 남은 재료를 활용한 데서 기원한 음식이라 조합이 집집마다 다르다. 일종의 가정식이다. 비주얼이 그다지 예쁜 것도 아니라 레스토랑에선 잘 취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자스 출신 세계적 셰프 장조르주(Jean-Georges Vongerichten)는 자신의 뉴욕 레스토랑에 이를 특별 메뉴로 포함해 고향 음식을 자랑스럽게 홍보하곤 했다.

우리에게는 아마 명절 차례 후 남은 전으로 만드는 ‘전찌개’가 유사한 개념의 음식일 것이다. 다시 데워 먹기 조금 지겨운 추석 음식을 이용, 경상도 지방에서 만드는 찌개다. 육수에 남은 전을 담고 고춧가루·마늘 등을 듬뿍 넣어 끓인다. 명절 후미에 이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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