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경북·대구, 선거 현수막 도배…미관·안전·환경 ‘삼중 피해’

김정모 기자 2025. 10. 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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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명절 분위기 해치고 시야도 가려 위험”
선관위 단속 한계 속 환경오염·행정 부담 우려
전문가 “정당 스스로 절제 문화 필요”
▲ 내년지방선거 출마예상자로 분류되는 지역 인사들의 얼굴과 성명 등이 적힌 현수막이 무질서하게 내걸려있다. 포항시내에는 유달리 다른지역보다 곳곳에 현수막이 게시돼있다. 사진은 포항시 번화가인 오거리와 육거리. 이종욱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경북·대구 거리 곳곳이 정당 및 선거 홍보 현수막으로 뒤덮이면서 도시 미관과 시민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안전까지 우려된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출마 예상자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대량으로 게시돼 시민들은 선거법으로 규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경북 포항 시내 주요 도로와 교차로는 시장 등 지방 선거 출마 예상자들의 현수막으로 빼곡하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출마 예상자가 10여명으로 파악되며, 각 후보가 최소 100장에서 많게는 500장까지 발주해 시내에 약 3,000여 장의 현수막이 게시된 것으로 추산된다.

포항 북구의 한 출마 예정자 A씨는 한밤 중에 83개의 현수막을 게시했다가 그중 71개가 몇 시간 만에 사라지는 도깨비 현수막이 출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량 게시 행태는 불법 게시·반복 설치·철거로 이어지며 행정 부담과 쓰레기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내 북구·서구·달서구는 구청장이 3선을 마치고 물러나는 지역이어서 차기 구청장 희망자들이 난립, 현수막 게시가 곳곳에 눈에 띄게 늘었다는 지역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이 지역에 각 구별로 게시된 현수막 수나 출마 예정자 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해당 구에는 각각 수십에서 수백 장이 걸려져있다. 구간별·길목별 겹침을 고려할 때 지역 전체 합산은 수백~천 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명절 길이 정당 홍보 또는 선거 입후보 예상자 현수막으로 도배돼 명절 분위기를 해친다" , "현수막이 겹겹이 걸려 운전 시 시야를 가려 위험하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 현수막의 대량 제작·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성섬유 재질 소각 시 유해물질 배출 우려가 새로이 대두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무분별한 현수막 게시는 현행 단속 인력·제도만으로는 개선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수막의 폐기·관리 비용과 환경에 악 영향을 끼칠것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선관위는 느슨한 단속과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경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현장 단속의 한계와 게시물의 빠른 교체·반복 게시 등 현실적 제약 때문에 선관위에서는 모든 게시물을 즉시 관리·철거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위법 조지와 관련해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명절 인사를 담은 현수막은 공직선거법상 허용 범위가 있으나, 형식을 빌려 한계선을 넘은 사실상 선거운동(조기 홍보)이 확인될 경우 불법으로 판단해 조치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명절 인사형 현수막의 크기·게시 기간·게시 위치 등에 대한 지역별 표준을 엄격히 마련해 과도한 현수막을 방지해야 한다고 한결같이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환경문제 차원과 도시미관 및 주민 정신건강 차원에서 선관위 제제 차원을 떠나 정당권이 자발적으로 '현수막 홍보'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는 절제 문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