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망 화재 일주일, 복구율 17.9%…“전소 공간에 분진 가득”

● 화재 8일째 647개 중 116개만 재가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국정자원 대전 본원 전산실 화재로 마비된 행정 서비스 647개 중 3일 현재까지 복구된 건 116개(17.9%)다. 화재로 대부분 전소된 5층에 647개 시스템 중 330개 시스템(51%)의 서버가 있고, 나머지 317개 서버는 2~4층에 분산돼 있다. 절반이 넘는 시스템 서버가 불이 난 5층에 밀집해 있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고 복구가 어려운 것이다.
화재로 발생한 분진도 복구를 지연시키는 원인이다. 분진이 쌓여 있는 5층 내부 청소를 완료해야 서버를 가동할 수 있는데, 청소 기간만 최소 2주 안팎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화재로 발생한 분진의 입자가 아주 미세해 육안으로는 분진이 남아 있는지를 알 수 없다”며 “이 상태에서 섣불리 전원을 켰다간 시스템이 완전히 고장나 복구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석 연휴를 활용해 분진 제거 기간을 최대한 줄여 보겠다는 계획이다.
화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던 나머지 317개 시스템만 별도로 복구하는 게 불가능한 점도 복구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317개 시스템 중 다수가 5층에 있는 공용저장장치에 연결돼 있다. 이 장비는 국정자원 대전 본원 전체 데이터를 백업하고 있는데, 이번 화재로 손상됐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1차관은 “2~4층의 전산실 시스템도 화재가 발생한 5층 전산실 시스템과 연계돼 운영된 것이 많다”며 “빠른 복구를 위해서 5층 전산실 복구에 속도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800명가량의 인력과 예비비 등 자원을 투입해 연휴가 끝나기 전까지 복구를 최대한 끝낸다는 방침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정부는 7일간의 연휴를 정보 시스템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비상한 각오로 복구의 속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지자체·공공기관도 이중화 구축 안 돼

이에 차선책으로 데이터 백업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자체 운영 중인 전산망 시스템은 약 410개로, 이중화가 완료돼 재난복구시스템(DR)까지 마련된 것은 16개”라며 “나머지 대다수 시스템은 서초구, 마포구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백업해 정보를 보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배터리를 화재 위험성이 낮은 납축전지로 교체했다”고 덧붙였다.
주요 지자체 중에선 대구가 2015년부터 139억 원을 투입해 시스템 이중화를 구축한 상태다. 대구시 수성구에 있는 통합전산센터 ‘D-클라우드’는 대구시 대표 홈페이지 등 128개 시스템을 서비스 중이다. 만약 화재로 이곳이 마비되면, 달성군의 재해복구센터를 통해 시민들에게 중단 없는 행정 서비스가 제공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재해 재난이 발생해도 4시간 이내 시스템이 재가동될 수 있도록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행안부 등에 따르면 2023년 12월부터 올 8월까지 최근 2년간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을 포함한 1·2등급 시스템에서 크고 작은 장애가 451건 발생했다. 지방세·주소정보 등 지자체와 관련된 36개 행정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의 백업 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1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나왔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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