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방한 트럼프 … APEC 본회의 불참?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2025. 10. 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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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1박2일 체류일정중
APEC 정상회의 불참 예상
비즈니스 서밋만 참석한 뒤
시진핑과 정상회담 가질 듯
韓조선소 방문 건너뛸수도
한미정상회담 성사 안갯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한 일정이 1박2일에 불과한 '초단기'로 잠정 결정됐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이대로 확정되면 경주를 방문하지만 APEC 정상회의에는 불참하고 미·중 정상회담과 국내외 기업인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에 집중하는 것이 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깜짝회동' 성사는 여전히 변수다. 이런 초단기 방한 일정이라면 경주 APEC은 말 그대로 '찍고 가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계기에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관련 일정 등 한미 간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 예상보다 크게 짧아질 가능성이 커지며 허탈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3일 외교가 소식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다음 날 일본으로 이동해 28일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이어 28일에는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해 29일 경주에서 APEC 관련 행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하고 출국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을 촘촘하게 잡는다면 28일에도 양자 회담을 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일정은 29일 하루에 그칠 개연성이 크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세계 주요 기업인들의 참석이 유력한 APEC 비즈니스 서밋이 경주예술의전당에서 29일 오전에 열리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은 이 행사 이후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 APEC의 핵심인 정상회의는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예정돼 있어 현재 일정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불참하게 된다.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불참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마스가 협력과 관련해 가능성이 제기됐던 울산 HD현대중공업·거제 한화오션 조선소 방문도 쉽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전반적으로 현재까지 파악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APEC 정상회의보다는 미·중 정상회담과 미·북 깜짝회동 등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과의 만남은 공개적으로 확정됐고, 김 위원장과의 회동은 아직 가능성 수준이다. 다만 지난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북 간에 물밑 협상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 간 양자 회담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거나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초단기 방한 결정을 두고 관세협상 교착 상태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이 관세협상에서 호락호락하지 않게 굴자 경주 APEC이라는 한국 국가행사에서 제대로 활동해 주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단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놓고 미국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1박2일 방문이라고 하더라도 한미 정상 간 일정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지난 8월 말 미국 워싱턴DC 한미 정상회담 때도 관세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 국무부를 중심으로 한미 정상회담 취소 얘기가 흘러나왔던 만큼 동일한 내용의 압박은 APEC 전까지 계속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 방한까지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관세협상은 난항이지만 안보협상은 진척을 보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야 할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김상준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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