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도 수치화될 수 있을까?"… 수학자가 바라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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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김민형은 수학을 공부하며 얻은 큰 교훈 중 하나로 "세상사에 대해선 결론 내리기가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는 저자가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묶은 책으로 수학자의 시선으로 세상 곳곳의 문제를 다시 질문한다.
저자는 결론 내리기 어려운 문제 속에서 다시 생각하고, 또 질문하는 과정이야말로 아름다운 사고의 방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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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김민형은 수학을 공부하며 얻은 큰 교훈 중 하나로 "세상사에 대해선 결론 내리기가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는 저자가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묶은 책으로 수학자의 시선으로 세상 곳곳의 문제를 다시 질문한다.
저자는 영국 에든버러대 워터커 석좌교수이자 국제수리과학 연구소장이다. 가르치는 사람이자 배우는 사람으로, 학계에서 인정받는 주류 학자이자 40년 넘게 외국에 산 이방인으로 그의 질문은 경계를 넘나든다.
책은 우선 경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인종은 과연 분명히 구분할 수 있는가. 피부색만 해도 백인과 흑인이라는 단순한 구분 사이에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자연스러운 경계선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기존에 당연하게 여겨진 분류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한국 사회의 신뢰에 대한 그의 관찰도 흥미롭다.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이 선포된 때조차 군·경찰과 시위대가 부드럽게 접촉하고 집회가 질서정연하게 진행된 장면에서 그는 한국인 사이의 독특한 상호 신뢰를 발견한다.
인공지능(AI)은 책 속의 또 다른 중요한 화두다. 계산기가 처음 일상화됐을 때 수학계가 겪었던 혼란처럼, 지금의 AI도 사람들에게 낯설고 불안하다. 하지만 저자는 부수적인 작업을 AI가 대신해줄 때 인간은 더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교육과 학벌, 열정과 냉정 간 균형에 대한 통찰도 담겨 있다. 한국의 과열된 입시 경쟁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겨지지만, 영국에 있는 저자의 동료는 이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저소득층 학생들이 패배주의를 대학 선택 과정에서 드러낸다는 시각이다. 저자는 많은 미국 학생이 열정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그만큼 좌절도 큰 점, 영국 학생들은 덜 열정적인 대신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며 공부한다는 점을 대비한다. 이를 통해 배움의 방식과 태도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판적 사고는 언제나 좋은가"라는 질문도 던진다. 미국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던 시절, 한 미국인 학생이 문법의 이유를 집요하게 따지는 모습에서 저자는 비판적 사고가 오히려 학습을 방해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의문을 제기하는 힘은 중요하지만 때로는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는 역설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정답 대신 질문을 남긴다. 수학자의 정밀한 시선과 사회를 향한 따뜻한 관심도 어우러졌다. 저자는 결론 내리기 어려운 문제 속에서 다시 생각하고, 또 질문하는 과정이야말로 아름다운 사고의 방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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