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수수협 10억 임금체불 났는데…노동부는 ‘뒷짐’ 논란
임금체불 10억 넘을 경우 노동부장관에 즉시 보고사항...큰 파문 조짐
노동부여수지청, 조사 착수 3개월 넘도록 조치 없이 우물쭈물 ‘뒷말’
(시사저널=유홍철 호남본부 기자)

전남 여수수협이 야간근로와 휴일근로 등 시간외 수당을 정액제로 지급하면서 임금체불(미지급액)이 10억원 넘는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관할 근로감독기관이 법 집행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이 조사 기간을 넘기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않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3일 여수수협과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여수수협은 지난 2018년에 노사 간에 맺은 노사협약서를 근거로 수년간 야간근로와 주말근로, 공휴일근로 등 시간외 수당을 정액제로 지급해 왔다. 문제는 정액제로 지급했다는 점이다.
시간외 근무수당은 근로자가 법적으로 정해진 기본 근로시간(주 40시간, 하루 8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때 발생한 수당이다. 근로기준법(56조)에 따르면 시간외 근무수당은 기본급의 1.5배(기본급× 1.5× 초과근무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급돼야 한다.
이는 회사 내부 규정보다 우선 적용된다. 다만, 연장·야간·휴일 수당을 미리 포함해 월급에 지급하는 포괄임금제에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에는 제외된다.
그러나 여수수협은 이 같은 계산방법을 무시하고 정액제로 하루 6만원을 지급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관련 규정에 따라 최근 3년간의 임금만 보호받도록 된 법 규정을 감안하더라도 3년간 누적된 체불임금 규모가 1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수협중앙회 감사부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조사에 착수, 문제점을 확인했고, 여수수협은 '개선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여수수협은 개선안을 제시해 놓고도 올해 7월까지도 기존처럼 정액 수당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여수수협은 시간외 근로를 비롯한 경영상의 문제에 대해 경제부(판매과·유통과·이용가공과·주유소)에서 일하는 일부 직원들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노사협약 사항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거나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등의 반협박(?)으로 직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여수수협 한 관계자는 "임금 체불 관련 자료를 노동청에 제출할 상태이고 지금 조사 중이다"며 "구체적 사실은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그때 가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욱 문제는 감독기관의 소극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수수협의 체불임금 기간과 규모가 통상의 범위를 넘어선 특수한 상황도 문제지만 이를 신고 받은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이 우물쭈물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협 일부 직원들은 지난 6월에 노동부여수지청에 익명으로 이의제기와 근로감독관 청원을 제기했다. 이에 여수지청은 지난 6월 중순경 조사에 착수했으나 조사기간(3개월)인 9월 중순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여수지청이 조사기간 연장이라는 고육지책 수단을 동원한 상황이지만 지도감독 기관으로서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질타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근로감독관집무규정(27조2항)에 따르면 "임금체불액이 10억이 넘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즉시 보고토록 한 의무사항일 정도로 중대한 사안"으로 분류하고 있어 향후 노동부의 조치가 주목된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한 관계자는 "지금은 조사 중이어서 사건 내용과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다른 사건들이 많아서 조사가 지연된 점은 있지만 조만간 조사결과를 내 놓겠다"고 해명했다.
여수수협 전직 한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임금 체불이 맞는지와 관련 장부를 확인하면 그렇게 오래 걸린 사안이 아닌데도 조사를 질질 끄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워낙 임금 체불 규모가 크고 기간 또한 길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판단해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의문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수지청이 말 못할 고민이 있는 것 아니냐"거나 "정치권 인사가 개입하는 바람에 조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등 확인되지 않은 무성한 뒷말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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