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칼자루 쥔 러셀 보우트…연방정부 해체 신봉하는 트럼프 핵심 참모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사태 속에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보우트는 셧다운 기간 대대적인 연방 예산 감축과 인력 해고를 주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하기도 했다. “셧다운의 조용한 파워브로커”(악시오스) “셧다운의 설계자”(CNN)로 불리는 보우트가 수년 동안 계획해 온 ‘연방정부 해체’ 구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우트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부터 핵심 참모로 활동했다. 연방 관료제 해체 등 과격한 공약을 담고 있으며 트럼프 집권플랜으로도 알려진 ‘프로젝트 2025’의 공동 저자인 보우트는 트럼프 1기 당시에도 OMB 국장을 지냈다. 관료제가 돌아가는 방식에 빠삭한 인물로 평가되는 그는 대규모 연방 인력과 예산 감축을 옹호한다. 셧다운에 앞서 그는 각 부처에 회람한 메모에서 직원 해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셧다운 직후 곧바로 뉴욕시 교통 인프라 사업 180억달러(약 23조원) 규모 예산 지원을 동결했다. 뉴욕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인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속한 16개주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지원도 중단했다.
보우트의 막강한 영향력은 공화당 의원들도 견제하기 힘든 수준이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보우트의 행보가 민주당에 셧다운 책임을 전적으로 지우려는 공화당의 전략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렇다는 것이고, 우리는 그가 할 일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슌은 이어 민주당을 겨냥해 “이것이 정부를 셧다운하고 보우트에게 열쇠를 넘길 때의 위험”이라고 말했다. 보우트는 최근 의회 내 정부 감시 기구인 감사원(GAO)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보우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초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수장이던 정부효율부(DOGE)가 주도하는 ‘연방정부 개혁’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DOGE의 활동을 배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은 보우트가 ‘조용하게’ 실행한 조치들로 해외원조·공영방송 예산 90억 달러 삭감, 연방 보조금 지급 지연, 대규모 감세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 마련 등을 열거했다. 이를 통해 OMB가 의회가 배정·승인한 예산을 관리하는 기관에서 연방 기구와 예산 지출 계획을 하나씩 해체하는 힘을 가진 기관으로 올라섰다는 게 CNN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보우트는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CNN은 의회 속기록을 인용해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우트의 이름을 언급한 횟수가 1000번이 넘는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OMB 국장 보좌관을 지낸 바비 코건 미국진보센터 연방예산정책 선임국장은 악시오스에 보우트에 대해 “디테일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에 무기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직 하원 공화당 보좌관은 CNN에 “방화범(보우트)이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 모습은 우습다”면서도 “이것이 공화당이 모든 패를 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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