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왕’ 루이 14세가 사랑한 뉘 생 조르주 피노누아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절대왕정 상징 ‘태양왕’ 루이 14세 말년 여러 질환 시달려/주치의 식이치료 약으로 부르고뉴 뉘 생 조르주 마을 피노누아 처방/에두아르 들로네 1853년부터 5대째 빼어난 뉘 생 조르주 생산





부르고뉴 꼬뜨 드 뉘의 대표 빌라주급 산지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좁고 긴 언덕을 따라 약 20km 가량 이어집니다. 북쪽 관문인 마르사네(Marsannay)를 시작으로 픽상(Fixin), 쥬브레 상베르탱(Gevrey Chambertin), 모레 생 드니(Morey Saint Denis), 샹볼 뮈지니(Chambolle-Musigny), 부조(Vougeot), 본 로마네(Vosne Romanee)가 차례로 등장하고 남단 끝자락에 있는 마을이 뉘 생 조르즈(Nuits Saint Georges)입니다. 쥬브레 샹베르탱에는 그랑크뤼 밭이 7개로 가장 많고 본 로마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랑크뤼 로마네 꽁띠가 생산됩니다. 반면 마르사네, 픽상, 뉘 생 조르주는 그랑크뤼 포도밭은 단 한 개도 없습니다. 뉘 생 조르주는 프리미에 크뤼만 41개입니다. 이 때문은 뉘 생 조르주는 지금도 쥬브레 상베르탱 등 크랑크뤼 포도밭을 소유한 마을의 명성에 가려져 있습니다. 그런 뉘 생 조르주가 어떻게 루이14세를 사로 잡았을까요.

한국을 찾은 에두아르 들로네의 5대 손이자 오너 겸 와인메이커 로랑 들로네(Laurent Delaunay)를 만나 루이 14세가 사랑한 뉘 생 조르주 와인의 매력을 따라 갑니다. 그는 현재 부르고뉴 와인 인터프로패셔널 위원회인 BIVB(Bureau Interprofessionnel des Vins de Bourgogne)의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에두아르 들로네 와인은 서울와인앤스피릿(SWS)이 수입합니다.


뉘 생 조르주 피노누아는 꼬뜨 드 뉘에서 가장 남단이라 전반적으로 풍부한 아로마와 깊이 있는 구조감을 지녔습니다. 이에 꼬뜨 드 뉘에서 가장 남성적인 피노누아로 불립니다. 영할때는 블랙체리, 블랙베리의 검은 과일향과 감초, 후추 등 향신료의 스파이스 향이 주를 이루고 숙성되면 삼나무, 트러플, 가죽, 흙 같은 3차향으로 발전합니다. 다만, 뉘 생 조르주 북쪽은 본 로마네와 가까운 저지대, 남쪽은 꼬뜨 드 본으로 이어지는 프레모-프리세이(Prémeaux-Prissey)와 연결돼 북쪽과 남쪽의 스타일이 조금 다릅니다.




에두아르 들로네는 1893년 설립됐지만 들로네 가문은 이미 1700년대부터 와인 사업을 활발하게 펼쳤습니다. 가문이 소장한 문서에는 ‘1771년 프랑스 왕 루이15세의 칙령으로 에드므 들로네(Edme Delaunay)가 공인 와인 중개인에 임명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이때부터 들로네 가문이 왕실 공인 와인전문가로 활동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또 1930년 부르고뉴 디종(Dijon)에 본사를 뒀던 네고시앙 에두아르 들로네& 세 피스(Édouard Delaunay & Ses Fils)가 작성한 손 편지 형식 거래 문서에는 ‘1924~1927년 빈티지 에세조 그랑크뤼 500병을 보낸다’는 내용 등이 적혀있습니다. 이처럼 에두아르 들로네는 오래전부터 뉘 생 조르주는 물론 본 로마네 등 부르고뉴 다양한 유명 마을에서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거침없이 잘 나가던 와이너리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경영난을 겪다 결국 1990년대 초 대형 네고시앙에 매각되고 맙니다. 와이너리를 되찾은 이가 현재 5세대 오너이나 와인메이커 로랑 들로네(Laurent Delaunay)와 아내 카트린(Catherine)입니다. 가문의 와이너리가 매각 되기전인 1989년부터 가문의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던 로랑 들로네는 매각 뒤 1995~2017년 프랑스 남부 와인산지 랑그독에서 네고시앙을 만들어 여러 브랜드로 큰 성공을 거뒀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와이너리를 다시 사들의 가문의 이름을 되찾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전문 양조학자(oenologist)입니다.





에두아르 들로네 뉘 생 조르주 프리미에 크뤼 레 생 조르주(Les Saints-Georges) 에두아르 들로네를 대표하는 뉘 생 조르주 와인입니다. 블러드 오렌지 같은 감귤류향으로 시작해 유칼립투스의 허브향, 말린 풀, 후추와 정향의 향신료가 더해지고 온도가 오르면 구운 빵 같은 토스트 뉘앙스가 섬세하고 신선하게 이어집니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탄닌이 매력적이며 레드커런트, 체리나무 껍질, 소나무향 여운이 길게 이어집니다. 그랑크뤼 승격이 검토중인 레 생 조르주는 남쪽 경사지 하단의 포도밭으로 점토와 자갈이 섞인 토양이 깊이감, 숙성 잠재력, 특유의 미네랄리티를 선사합니다. 16개월동안 오크(새오크30%에서 숙성합니다.

에두아르 들로네 뉘 생 조르주 르 빌라쥐 비에으 비뉴(Le Village Vieilles Vignes)는 올드바인으로 만듭니다. 스트로베리, 붉은체리, 블루베리, 붉은자두, 석류로 시작해 화사한 장미꽃잎향이 피어나고 감초, 정향, 진저 브레드, 시나몬의 향신료, 오크 숙성이 주는 스파이스한 노트가 더해집니다. 숙성되면 숲속 흙, 말린 과일, 버섯, 커피 등 3차향의 복합미가 풍성하게 살아납니다. 13개월 오크통(새오크 20%)에 숙성합니다.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은 아니지만 올드 바인 덕분에 프리미에 크뤼 못지 않은 깊이감을 선사합니다.

에두아르 들로네 그랑크뤼 끌로 드 부조(Grand Cru Clos de Vougeot)는 신선하면서 강렬한 향이 인상적입니다. 블랙베리, 블랙체리와 야생에서 나는 블루베리 같은 푸른 과일향, 보이젠베리(boysenberry) 중심의 진한 과일 향으로 시작해 신선한 헤이즐넛 같은 오크향이 더해지고 솔티하고 스모키한 돌의 미네랄도 잘 느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칼립투스·타임·로즈마리·라벤더·관목이 섞인 남프랑스 가리그(garrigue) 허브와 담배, 머스크, 젖은 숲속의 낙엽과 이끼향이 피어나 복합미를 더합니다. 부조는 대부분의 포도밭이 그랑크뤼인 끌로 드 부조로 이뤄져 있어 사실상 부조는 끌로 드 부조와 동일시됩니다. 약 50.96ha 로 부르고뉴 그랑크뤼 포도밭 중에서 면적이 가장 큽니다. 수십 명의 생산자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도멘의 실력이 스타일과 품질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그랑크뤼 포도밭입니다.

에두아르 들로네 뫼르소 프리미에 크뤼 샤흐므(Meursault 1er Cru Charmes)는 싱그러운 봄을 닮은 가볍고 섬세한 크로커스, 관능적인 수선화, 데이지의 꽃향과 아몬드, 헤이즐넛, 건초의 식물적 뉘앙스가 잘 어우러집니다. 입에서는 레몬버베나, 바질, 흰후추, 구즈베리, 금귤이 느껴지고 적당한 오크향이 복합미를 더합니다. 에두아르 들로네 뫼르소는 풍부함과 숙성미, 신선함과 우아함을 절묘하게 버무린 매력이 뛰어납니다. 뫼르소 마을 4곳의 포도를 섞어 뫼르소 떼루아의 캐릭터를 잘 보여줍니다. 젖산발효와 포도즙을 저어주는 바토나주(bâtonnage)를 통해 질감을 더 풍부하게 만듭니다. 14개월 오크(새오크 20%) 숙성합니다. 샤흐므(Charmes)는 뫼르소 마을 남쪽에 위치한 가장 유명한 프리미에 크뤼 밭중 하나로 뫼르소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 포도밭입니다. 얕은 점토 위 석회암 기반 토양은 배수가 탁월하며 미네랄리티 표현이 뛰어납니다. 특히 평균 포도 수령은 40~50년대의 올드바인이 많아, 복합적인 풍미와 깊이를 보여줍니다.

에두아르 들로네 셉템브르 부르고뉴 샤르도네(Septembre Bourgogne Chardonnay)는 기본급 샤르도네입니다. 레몬, 오렌지 블라섬, 노란 사과, 배, 미라벨의 신선한 과일향, 헤이즐넛 노트, 화이트 초콜릿 힌트가 기분 좋게 어우러집니다. 꼬뜨 드 본과 마꽁을 위주로 부르고뉴 전역의 포도를 섞어서 만드는 부르고뉴 입문자용 피노누아로 뛰어난 가성비를 보여줍니다. ‘Septembre’는 프랑스어로 9월이라는 뜻으로 부르고뉴에서 샤르도네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을 상징합니다. 포도의 신선함과 순수한 과실미를 강조해 만든 와인이라는 뜻을 잘 담았습니다.

에두아르 들로네 그랑 칼케르 샤블리(Grand Calcaire Chablis)는 레몬, 라임, 풋사과, 흰복숭아, 배의 신선한 과일향으로 시작해 금잔화, 데이지 등 싱그러운 봄꽃향, 건초, 생강의 향신료, 아몬드향이 더해지고 입에서는 젖은 돌과 분필, 솔티한 미네랄도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와인 이름 칼케르(Calcaire)는 석회질이라는 뜻으로 떼루아를 잘 담았습니다. 풍부한 과실미와 샤블리 특유의 석회질 미네랄이 조화를 잘 이루는 스타일입니다.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해 산미와 미네랄리티를 보존합니다. 6~10개월 정도 스틸탱크에서 숙성하고 일부는 오래된 오크통에서 숙성해 질감을 보강합니다. 이 와인은 로랑 들로네가 그의 사촌인 도미니끄 그뤼이에(Dominique Gruhier)와 합작 프로젝트로 만든 와인입니다. 도미니끄 그뤼이에는 샤블리에서 수십년 경력을 지닌 포도 재배자이자 와인메이커로 친환경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합니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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