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추석에 날벼락" 안전성 우려 긴급대피 명령 광주 중흥동 주민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장 안전해야 할 보금자리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됐네요. 명절 앞두고 웬 날벼락이랍니까."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 인근 주택에서 만난 주민 이매순(68) 씨는 기울다 못해 곳곳에 균열이 생긴 담벼락을 바라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안전성 우려가 제기돼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임시 거처를 마련해줬지만, 이씨는 손주를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택을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가장 안전해야 할 보금자리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됐네요. 명절 앞두고 웬 날벼락이랍니까."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 인근 주택에서 만난 주민 이매순(68) 씨는 기울다 못해 곳곳에 균열이 생긴 담벼락을 바라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공사 현장 주변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긴급 정밀안전 점검에서 줄곧 머물던 자신의 보금자리가 'E등급'을 받았다는 소식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했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안전성 우려가 제기돼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임시 거처를 마련해줬지만, 이씨는 손주를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택을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에서 귀성할 딸·사위를 위해 시장에서 사 온 과일을 매만지던 이씨는 "먼 걸음 하는 건데 따뜻한 엄마 밥이라도 먹여야 하지 않겠느냐"며 착찹해했다.
지어진 지 오래돼 주택이 노후화하긴 했어도 체감할 정도로 담벼락이 기운 것은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시작한 2년 전 무렵이라고 회상했다.
주택 외벽에 생긴 자그마한 실금은 눈에 띄게 벌어졌고, 어느새 성인 남성의 손바닥 길이만큼 커지면서 불안에 떨며 지냈다고 했다.
거실 장판을 들어 올려 균열을 가리키던 이씨는 "민원을 여러 차례 넣어도 대책을 세워야 할 지자체는 요지부동"이라며 "개선해달라고 1인 시위까지 했다"고 말했다.
서서히 기울면서 생긴 창문의 틈에는 벌레를 막기 위해 이씨가 놓은 젖은 휴지가 곳곳에 놓여있기도 했다.

지반이 내려앉거나 경사 균열이 발생한 인근 주택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붕괴 위험이 있다는 점검 결과를 전날 통보받은 윤복섭(62) 씨도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의 입시를 위해 모텔 대신 주택에 머물기로 했다.
윤씨가 30여년 동안 생활한 주택 곳곳에도 균열이 생겼고, 균열에서는 빗물이 이따금 새어 나오기도 했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 방향으로 주택이 기울다 보니 외벽에 매달린 도시가스 배관도 기울기 시작했다.
윤씨는 "사람이 꼭 다쳐야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며 "보름 가까이 점검 결과를 주민들에게 숨긴 광주시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전해야 할 집에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수십년간 산 집을 두고 떠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7월 21일부터 2달여간 이뤄진 광주시의 긴급 정밀안전 점검에서 건축물 13개(단독주택 6개·상가주택 6개·상가 1개)를 긴급 보수·보강하거나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D·E등급이 나왔다.
지난달 18일 결과가 나왔지만, 지난 1일 행정부시장 주재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전달받은 북구는 곧바로 18세대 36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거나 권고했다.
모텔을 임시 거처로 제공하기도 했는데, 주민 36명 모두 자녀들이 명절을 쇠러 와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퇴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daum@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李대통령, 조폭연루설 다룬 '그알'에 "조작방송 사과·반성해야" | 연합뉴스
- 트럼프 얼굴 새긴 금화 승인…'미국, 민주국가 맞나' 논란 확산 | 연합뉴스
- '남양주 스토킹 살해범' 김훈 "관계 회복 위해 접근" 진술 | 연합뉴스
- "친모가 세살 딸 목졸라 질식사" 공범 진술…경찰, 진위 확인중 | 연합뉴스
- 기장 살인 피의자, 사이코패스 기준 미달…'피해망상'에 무게(종합) | 연합뉴스
- "쯔양 '먹토' 봤다" 허위사실 제보 혐의 대학동창 약식기소 | 연합뉴스
- '20대 틱토커 살해' 50대, 징역 40년형…유족 "사실상 무기징역" | 연합뉴스
- '매니저 갑질 의혹' 방송인 박나래 한달만에 경찰 재출석 | 연합뉴스
- 北주애, 아버지 태우고 탱크 운전…김정은 "전쟁준비 완성해야"(종합2보) | 연합뉴스
- [BTS 컴백] 한국 신문 줄서서 사는 아미들…왜?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