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조선시대 과일 매점매석 사형, 사실인가 아닌가

최미화 기자 2025. 10. 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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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왜 식료품 물가만 이렇게 많이 오르나. 이는 정부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관계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식료품의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더 오른다는 점을 지적하며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부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물가 동향 및 대책 추진 현황을 보고 받으면서 "식료품 물가 상승이 시작된 시점은 2023년 초인데, 왜 이때부터 오르기 시작했는지 근본적 의문을 가져야 한다"며 "(이때부터) 정부가 통제 역량을 상실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SNS 게시글이 상단에 고정되어 있다. 이준석 메타 캡처.

이 대통령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환율 문제로 수입 식료품의 가격이 올랐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자 "환율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작동하지 않은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물가를 잡으려면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메시지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을 향해 "담합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담합으로) 가격을 올려 과도한 이익을 취한 사례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독과점 기업에 대한 강제 분할을 미국에선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관련 제도가 있나", "가격 조정 명령도 가능한가"라고 연거푸 질문하는 등 구조적 문제나 제도적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에 대해 공정위가 강력하고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고삐를 놔주면 담합·독점을 하고 횡포를 부리고 폭리를 취한다"며 "조선시대 때도 매점매석한 사람을 잡아 사형시키고 그랬다. 이런 문제를 통제하는 것이 정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일을 살 때 '망둥이가 뛰면 꼴뚜기 뛰듯이 한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 다른 품목 가격도 같이 오른다'는 것"이라며 "이는 시장의 원리가 아니다. 물가로 인한 서민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결국 식료품 물가 상승은 기업들의 담합·독점을 통한 폭리를 잡지 못한 이전 정부의 실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너무 거친 가격 질타 발언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기도 하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 오르는 데 그쳤지만 농축수산물은 4.8%나 뛰었다. 일부 기업들의 담합 탓도 있겠지만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앙등, 인건비 증가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기후플레이션(기후+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새 품종 개발과 보급도 식료품 물가안정과 직결된, 시급한 해결과제다.

이 와중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SNS(구 페이스북, 메타) 게시글을 통해 "대통령께서 과일에 대해서 다른 사람보다 민감하신 것은 익히 알고 있다. 며칠 전 국무회의에서도 "바나나 값은 도대체 왜 오르냐며 조선시대 때도 매점매석한 사람을 잡아 사형시켰다"고 했지만 경국대전 어디에도 매점매석을 사형으로 다스린다는 규정은 없다. 오히려 경국대전은 외적과 내통하면 사형이고, 친족에게 욕설하는 강상죄도 사형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 의원은 "적국의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 거액을 송금하는 행위나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전화상으로 하는 행위가 아마 조선시대로 가면 극형으로 처벌받았을"것이라고 되쳤다.

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당시 국무회의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료품비 고물가 관련 이유로)환율 상승을 지적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에이, 그런 건 말이 안 된다"고 일축하셨다. 이것은 경제학의 기본을 부정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을 넘는 상황에서, 수입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경제 원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말대로 '정치인이 환율을 무시하면, 환율이 그 정치인을 끝장낸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한다"고 연이어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1793년 프랑스 혁명정부, 로베스피에르는 물가 상승을 "반혁명 세력의 음모"라 규정했다. 최고가격제를 도입하고 위반자를 단두대로 보냈다. 우유가격을 낮추겠다고 몸부림 쳤지만 결과는 어땠냐? 상점에서 물건이 사라졌고, 농민들은 곡물을 숨겼으며, 암시장이 번창했다. 결국 로베스피에르 자신이 단두대에 올랐다"고 역사를 소환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경제사학자 사이먼 샤마는 "가격통제는 경제적 실책이자 정치적 실책"으로 평가했다고 직격했다.

이준석 대표는 "지금 원/달러 1천400원 시대, 모든 수입품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 생존의 문제"라며 "조선이 망한 이유 중 하나도 대원군의 당백전 남발로 인한 화폐가치 폭락이었다. 화폐를 망가뜨린 나라는 망한다"며 정부의 역할은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고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존재하지도 않는 조선시대 법을 들먹이며 상인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환율이라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성과가 나지 않고, 주요 외교현안이 답보상태에 있으니 자꾸 이런 지엽적인 문제에 대통령의 언급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국민은 바나나 한 송이 가격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 어떻게 국가의 핵심산업을 지켜낼 것이냐, 한미동맹 강화 같은 큰 그림을 원한다. 바나나 가격으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 하지 마시고,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면서 제발 경제만은 순리대로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은 바나나 가격통제보다는 원화 가치를 지키고 경제 원칙을 존중하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한편 구글 AI에 '조선시대 매점매석과 관련된 질의'를 해 본 결과 조선시대에도 매점매석 행위 자체는 엄격히 금지되었고, 곡물 가격을 조절해 백성을 구제하기 위한 상평창과 같은 기관을 운영했고, 불법적인 상행위를 감독하고 적발하는 평시서(경시서)가 존재했지만, 『경국대전』에는 매점매석에 대한 사형 규정이 없다고 답변하고 있다.
현행법상 매점매석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되는데, 폭리를 목적으로 물품을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규정되어 있다.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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