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민주당, 강성지지층에 휘둘려 합의 파기…뼈아프다"

"거친 당대표, 법사위원장이 대통령 지지율 까먹어…김현지, 국감 부르면 나와야"

더불어민주당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검찰개혁' 지지 압장을 밝히면서도 "꼭 이 문제에 국한된 건 아니지만 (여야) 양쪽 다 강성 지지층한테 좀 휘둘리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2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제 검찰도 좀 손볼 때가 됐고 아마 많은 국민들이 '검찰은 좀 힘을 빼야 된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많은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며 "자업자득"이라면서도, 이후 수사권 조정 등 후속과제를 처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정치권이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총장은 "강성 지지층에 덜 휘둘리는 당이 선거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며 "특히 지난번에 원내대표 간에 합의를 이뤘다고 해서 나는 단비처럼 반가웠는데, 강성 지지층 눈치 보느라고 당 대표, 대통령까지 (나서서) 뒤집어 버렸다. 그건 정말 아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 그랬으면 지금 정부조직법에 대해서도 저쪽이 합의를 해 줬지 않겠나. 필리버스터도 없었을 것이고"라며 "그런 소중한 합의를 강성 지지층에 휘둘려서…."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떨어지면 그거 뒤집은 게 제일 큰 요인일 것"이라며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한테 휘둘려서 합의를 파기한 것은 상당히 뼈아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건희 특검 파견 검사들의 '복귀 요청' 논란에 대해 "어제 민주당 의원들이 만나서 많이 누그러뜨렸는데, 이런 대목에서는 어떻게 잡음이 좀 덜 나게 운반을 잘 하느냐(가 중요한데). 지금 민주당 지도부가 걱정인 게 아주 거칠게 운반하는 사람들이 대표니 법사위원장이니 맡고 있는 게 좀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당이 대통령 지지율을 좀 받쳐줘야 되는데 오히려 지금 당이 까먹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도 그것 때문에 좀 한숨을 쉬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강경파들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있는 김영진 의원에 대해서는 "그 친구가 좀 맨정신이 있는 친구", "제일 바른 소리를 하더라"고 평가했다. 또 김어준 씨 등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을 비판한 곽상언 의원에 대해서도 "그 친구가 요새 상당히 바른 소리를 하더러"고 했다.

그는 "욕 먹을 각오하고 수박으로 몰리면서도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이라며 "그런 생각을 하는 의원들이 꽤 많은데, 다른 사람들은 겁이 나서 지금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 전 총장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전 총무비서관)의 국회운영위 국정감사 출석 문제가 여야 간 쟁점이 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대통령실 직원이 국회가 부르는데 국정감사에도 안 나온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관행적으로 경호처장, 민정수석은 좀 불출석을 양해해준 적은 있는데 무슨 총무비서관이고 부르면 나와야지, 안 나온다는 게 상식에 안 맞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상식에 자꾸 안 맞는 행동을 하면 자꾸 대통령 지지율에, 이 정권에 부담을 주게 되는 거니까 나올 것"이라며 "(김 실장이 나와서) 매맞을 게 뭐가 있겠나. 실장도 있고 수석들이 있는데 비서관한테 질문할 게"라고 했다. 그러면서 "괜히 나가니 안 나가니 그래서 더 튀는 것 같다"고 논평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