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명 빠진 ‘러닝’ 열풍… 명절증후군 회복엔 ‘천천히 뛰기’

처음에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려야 살이 잘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 씨는 러닝을 시작한 후 며칠 동안 말 그대로 ‘심장이 터질 때까지’ 뛰어 다녔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쾌감이 좋았다.
그런데 러닝을 시작한 지 5일째 되던 날, 그는 현관문 앞에서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무릎 통증이 심했다.
김 씨는 ‘러닝의 기초를 다잡지 않고서는 지속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몸에 부담을 줄이면서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러닝 방법을 공부했다. 김 씨는 3일부터 시작된 추석 연휴 동안 천천히 뛰며 호흡과 자세를 다잡는 ‘슬로우 러닝’을 연습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추석을 앞두고 러닝을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이 꼭 알아둬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전문가의 조언을 종합해봤다.
먼저 가볍게 뛰는 러닝은 컨디션 회복과 체중 관리 등에 도움을 준다. 길어진 연휴만큼 장거리 운전과 가사 노동 등으로 피로가 쌓이는 명절증후군을 풀기 위한 좋은 해결책인 것이다.
프로-스펙스의 신발 연구 개발을 전담하는 연구개발(R&D)센터 공세진 센터장은 “러닝은 단순히 다리만 쓰는 운동이 아니라 코어와 엉덩이 그리고 상체 근육까지 모두 활용하는 전신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준비 없이 무리하게 달리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빈 퀸 미국 버지니아 공대 교수는 “미래의 신발은 러너에게 꼭 맞는 개인 맞춤형 신발이어야 한다”며 “매장에서 개인의 달리기 방식에 맞춘 신발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만큼 무릎 통증 등을 피하기 위해선 러닝 목적에 맞는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러닝 전후 스트레칭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종아리와 햄스트링 근육을 중심으로 풀어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충분히 예열해준 뒤 달리기를 시작해야 부상 우려를 줄이면서 운동 효과를 키울 수 있다. 처음부터 긴 거리를 빠른 속도로 달리기보다는 짧은 거리를, 가벼운 페이스로 시작해 점차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간 러닝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어두운 도로 환경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밝은 색상이나 반사 기능이 있는 의류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 센터장은 “올바른 러닝 자세를 익히면 무릎 관절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이번 추석 연휴에는 속도보다, 호흡과 리듬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며 달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건강관리와 자기계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러닝 크루 활성화도 러닝 열풍에 한 몫하고 있다. 이들의 소비 성향을 겨냥해 스포츠 업계는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거나 러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 등 러닝에 집중하는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어떤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기업들도 러닝 대회나 지역 사회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브랜드 철학을 체험으로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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