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성공하면 ‘쏘나타’ 탔는데 진짜 망했다?…‘단종설 극복’ 40살 국민차 [세상만車]

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gistar@mk.co.kr) 2025. 10. 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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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0살, 새로운 도약 준비
그랜저 인기도 쏘나타 ‘덕분’
‘1000만대 판매’ 대기록 눈앞
패밀리 세단 시장을 주도하는 쏘나타(왼쪽)와 K5 [사진출처=현대차, 기아/ 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현대자동차 쏘나타, 완전히 망했다”

들어보셨을 겁니다. 2020년대 들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세가 되면서 세단의 위상이 떨어진 뒤 종종 나오는 말입니다.

설상가상, 형님인 그랜저와 동생인 아반떼에 낀 세단이 되면서 판매대수가 줄자 ‘단종설’까지 나왔습니다.

3년 전에는 단종설이 거의 기정사실화됐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쏘나타 뒤를 이을 9세대 모델의 개발이 지연됐기 때문이죠.

당시 쏘나타 단종설은 현대차를 넘어 국산차 전체에 충격을 줬습니다.

이유가 있죠. 1985년 스텔라 뒤를 이어 출시된 쏘나타는 ‘국민차’의 대명사였습니다. ‘성공하면 타는 아빠차’의 원조가 그랜저 이전에 쏘나타였죠. 국내 자동차 역사의 한 역사를 쓴 기념비적인 모델입니다.

판매대수가 감소세를 기록한 것도 단종설 확산에 영향을 줬습니다. “쏘나타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쏘나타는 죽지 않을 겁니다. 언젠가 단종될 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쏘나타의 역사적 가치, 불사조처럼 다시 되살아난 이유 등을 알면 단종이 아직 멀었다는 사실을 아시게 될 겁니다.

쏘나타, 성공하면 탔던 아빠차
쏘나타의 전신인 스텔라. 사진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념해 출시됐던 스페셜 에디션 ‘스텔라 88’ 복원 차량 [사진출처=현대차]
쏘나타는 한국의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자동차입니다.

1980년대 쏘나타 개발 당시 한국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삶의 질을 추구하는 소비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높아진 소득수준은 자동차 구입에도 영향을 줬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표출하는 수단이기도 한 자동차도 포니, 엑셀 등 소형차보다 더 크고 넓은 세단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현대차는 스텔라의 고급형 모델로 쏘나타를 내놨습니다. 1985년 첫선을 보인 1세대 쏘나타는 ‘VIP를 위한 고급 승용차’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대 인기배우 신성일이 첫 번째로 계약해서 고급차 인지도도 높였습니다. ‘성공하면 타는 차’로 인기를 끈 셈입니다.

쏘나타는 1988년 2세대, 1993년 3세대(쏘나타Ⅱ), 1996년 3세대 부분변경 모델(쏘나타Ⅲ), 1998년 4세대(EF), 2004년 5세대(NF), 2009년 6세대(YF), 2014년 7세대(LF), 2019년 8세대(DN8)로 진화해왔습니다.

쏘나타는 7세대 모델이 맹활약한 201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국내 판매 1위를 거의 독점하면서 국민차가 됐죠.

동생인 아반떼를 끌어주고 형님인 그랜저를 밀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덩달아 구매층이 젊어지면서 아빠차에서 ‘오빠차’로 거듭났습니다.

쏘나타 세대별 모습 [사진출처=현대차, 매경DB/ 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쏘나타의 위기는 8세대부터 시작됐습니다. ‘내우외환’ 때문이죠. ‘내우’는 디자인입니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역동적인 4도어 쿠페 스타일은 국내에서는 디자인 호불호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외환’은 형제 차종이자 경쟁 차종인 기아 K5때문에 찾아왔습니다. K5는 2019년 11월 3세대로 진화하면서 더 강력해졌습니다.

독일 프리미엄 세단을 연상시키는 깔끔하고 단정하면서 역동적인 디자인이 호평받았습니다.

3세대 K5는 사전예약 3일 만에 1만대 넘게 계약됐습니다. 기아 모델 중 역대 최단 기록을 세웠죠.

같은 해 3월 8세대 쏘나타가 세운 사전예약 1만대 돌파 기록을 이틀 앞당기면서 쏘나타에 모욕감을 줬습니다.

3세대 K5는 2020년에는 11만843대 판매되면서 9만1734대에 그친 쏘나타를 이겼습니다. 2021년에 쏘나타는 10만6261대 판매되면서 8만7240대 팔린 K5를 제치며 자존심을 회복했습니다.

K5에 이겼지만 쏘나타의 위상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택시 수요가 아니였으면 K5에 졌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쏘나타 독점 시대는 사실상 끝났습니다.

쏘나타 입장에서 ‘설상가상’이 또 발생했습니다. SUV 대세가 형성되면서 중형 세단 수요를 잠식했습니다.

쏘나타가 차지했던 패밀리카 시장을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 등 중형 SUV가 가져갔습니다.

중형급으로 크기를 키우고 성능도 향상된 준중형 SUV인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차 투싼도 쏘나타에 위협이 됐습니다.

전기차도 ‘외환’에 가세했습니다. 준중형·중형급 전기 세단이 나오면서 쏘나타 위상이 낮아졌습니다.

2018년 공개된 쏘나타 콘셉트카 르필루즈 [사진출처=현대차]
쏘나타 위상이 약화되자 2022년부터 단종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8세대 부분변경 모델 출시 시점이 미뤄지고 9세대 쏘나타 개발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단종은 ‘기정사실’처럼 됐습니다.

현대차는 일반적으로 2~3년마다 부분변경 모델, 4~6년마다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습니다.

현대차 신차 출시 사이클로 판단하면 2019년 출시됐던 8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은 2022년 나와야 했죠.

당시 업계는 후속인 9세대(DN9) 쏘나타의 개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8세대 부분변경 모델 개발 방향이 수정되고 출시 시점도 1~2년 늦춰졌다고 풀이했습니다.

위기를 극복한 ‘성공의 아이콘’
디자인 논란을 씻어낸 쏘나타 디 엣지 [사진출처=현대차]
2023년 들어 단종설은 다시 수면 아래로 들어갔습니다. 디자인이 확 바뀐 8세대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디 엣지’가 나왔기 때문이죠.

4년 만에 나온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완전변경(풀체인지) 뺨치게 진화하고 형님인 그랜저까지 뺨치는 중형세단으로 거듭났습니다.

쏘나타 디 엣지는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았던 기존 모델의 디자인 논란을 완전히 극복했습니다.

현대차가 일반적인 부분변경 교체 사이클보다 1~2년 늦게 내놓은 만큼 역량을 발휘, 디자인과 품질 측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차로 만들었죠.

호평과 판매는 정비례하지 않았습니다 .

국토교통부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쏘나타는 2023년 3만7912대 판매됐습니다. 전년보다 22.4% 감소했죠.

K5는 전년보다 4.9% 증가한 3만4071대가 팔렸습니다. 쏘타나가 K5를 이겼지만 ‘상처뿐인 영광’인 셈입니다.

쏘나타 디 엣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환골탈태’ 쏘나타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자 또다시 “쏘나타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쏘나타 택시가 나오면서 ‘불사조 공식’을 이어갔습니다. 현대차는 2023년 쏘나타 택시를 단종했지만 택시 회사들의 요청으로 지난해 4월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중국산이지만 쏘나타의 명성은 여전했습니다. 올해 4월까지 1년간 판매대수는 2만3937대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된 택시 2대 중 1대가 쏘나타 몫이었습니다.

쏘나타 위상이 예전보다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국산차 판매 ‘톱 10’ 차종입니다. 세단으로 국한하면 ‘톱 3’에 해당합니다.

올해 1~9월 쏘나타는 3만7473대 판매됐습니다. 판매 10위입니다. 세단 판매 순위는 아반떼, 그랜저 다음입니다. 경쟁차종인 K5는 같은 기간 2만6664대 팔렸죠.

그랜저도 사실 쏘나타의 뒷받침 덕에 국민차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쏘나타를 사려다 그랜저를 사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아반떼와 그랜저 사이에 끼어 ‘팀킬’을 당하는 게 아니라 징검다리 역할을 담당하면서 고객 유출도 방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아주 고마운 차종입니다.

무엇보다 아반떼, 엑센트에 이어 ‘1000만대 판매 대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 8월까지 쏘나타는 963만6059대 팔렸습니다. 연내 100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쏘나타도 언젠가는 단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동화 강화 전략에 따라 내연기관 모델들이 잇달아 단종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쏘나타도 같은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2026 쏘나타 디 엣지 [사진출처=현대차]
단, 지금은 아닙니다. 시기상조입니다.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규제 강화, 아직은 충분치 못한 충전 시스템 등으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카(HE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도 쏘나타에는 기회가 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대차는 지난달 29일 연식변경 모델 ‘2026 쏘나타 디 엣지’도 선보였습니다. 기존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사양들을 실속 있게 구성해 상품성을 높인 게 특징입니다.

신규 트림 ‘에쓰(S)’가 추가되고 각 트림별로 다양한 편의·안전사양이 기본 적용됐습니다.

현대차는 현재 쏘나타(SONATA)에서 ‘S’가 빠진 ‘ONATA의 전설 이즈 백’ 디지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성공하면 타는 차’ 쏘나타의 엠블럼 ‘S’를 간직하면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에서 착안했습니다.

고객이 바라는 모든 ‘S’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으며 새롭게 추가된 ‘S 트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상품성을 강화한 연식변경 모델과 새로운 트림 추가로 쏘나타의 생명은 그만큼 더 연장됐습니다. 죽지 않았죠.

9세대 완전변경 모델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9세대 쏘나타 예상도가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현대차 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히지만 온라인 세상에서는 내년이나 내후년 출시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집니다.

이것만 봐도 “쏘나타 망했다”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만약 쏘나타가 내년이나 내후년에 단종되더라도 국산차 전설로 계속 영향력을 발휘할 겁니다.

전설이 된 이름을 계승할 후계 차종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노병처럼 쏘나타는 죽지 않고 사라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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