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어두운 터널 끝?...'LFP'로 실적 반등 노린다

고윤상 2025. 10.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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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ESG] ESG 핫 종목 - 엘앤에프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는 2차전지 업체에 길고 긴 어둠의 터널과도 같다. 2차전지 핵심 소재 양극재 제조업체인 엘앤에프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2663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2223억 원의 영업손실로 반전됐고, 그다음 해에는 5587억 원이라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회사는 여전히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른바 전기차의 다음 사이클이 올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다. NCM(하이니켈 배터리)의 경쟁력은 지키고, LFP(리튬인산철)로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중국 배터리업체와 경쟁할 부분은 경쟁하고, 차별화할 부분은 확실히 더 벌리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ESS 사업 확대

엘앤에프의 본업은 양극활물질이다. 그중에서도 하이니켈 NCM에서 오랫동안 경쟁력을 쌓았다. 회사는 전기차 둔화와 니켈 가격 하락 등 2차전지 업체를 둘러싼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커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에 본격 진출했다. 연간 최대 6만 톤 생산 체계를 단계적으로 갖추되, 수요에 맞춰 추가 증설 옵션을 열어뒀다. 북미와 국내 투트랙 생산 전략을 병행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배터리 원산지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회사의 ‘체력’은 장기 공급계약에서 읽힌다. 엘앤에프는 2025~2030년 총 17만6000톤 규모의 유럽 고객사 장기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불황은 여전하지만, 유럽 시장에서 장기 대형 계약을 통해 매출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북미, 유럽연합(EU) 양쪽에서 ‘비(非)중국’ 공급망을 찾는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엘앤에프가 하이니켈 NCM을 앞세워 LFP+NCM 병행 체제로 고객 다변화를 꾀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U·북미로의 축 이동은 전구체(precursor) 국산화와 함께 움직인다. LS그룹과의 합작사 LLBS(LS-L&F Battery Solution)는 전북 새만금에 연 4만 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9월 말 준공한다. 그간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던 전구체의 내재화·탈중국을 앞당기겠다는 복안이다. 이로써 북미 고객과의 협상력,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력 모두 높아진다. 

LFP까지 잡겠다 

엘앤에프는 NCM에서는 고에너지 밀도, 고주행거리 수요를 겨냥해 하이니켈 라인업을 고도화하고, LFP에서는 ESS, 중저가 EV 시장을 겨냥해 비용 경쟁력과 대량생산성을 내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엘앤에프의 양극재 배터리가 들어가는 테슬라 Y 신형 롱레인지 모델은 NCM 배터리가 들어간다. 주행거리 500km가 넘는 차량이다.

반면 주행거리 400km 정도의 테슬라 Y 스탠더드 모델에는 중국 CATL의 NFP 배터리가 장착된다. 테슬라 Y는 전체 테슬라 판매량이 저조한 가운데 판매량이 늘고 있는 모델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저가 전기차들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LFP 수요를 놓칠 수 없다는 경영상 판단이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으로 덜 남기더라도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담겼다. 특히 중국에서 9월 출시했고, 내년도 글로벌 출시를 예고한 모델 YL과 모델3+는 엘앤에프의 하이니켈 양극재 매출 성장세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중국산 배터리가 쉽게 팔리기 어려운 상황인 북미 시장에서 ESS 수요에 대응하는 LFP 배터리를 공급할지도 기대 포인트다. 엘앤에프는 미국 현지에서 ESS용 LFP 양극재를 생산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LG에너지솔루션이 3년간 50GWh 규모의 ESS용 LFP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SK온도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ESS LFP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SK온이 엘앤에프와 LFP MOU를 체결한 상황에서 내년 LFP 양극재 양산 능력을 갖춘 국내 업체는 엘앤에프 외에는 없어 사실상 단독 협력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주가 전망은…리스크 따져봐야 

올해까지 부진했던 실적이 내년에 어느 정도 반등할 것인지가 중장기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우선 올해는 전체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2분기에는 니켈·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ESS·EV용 NCM 수요 둔화가 겹쳤다.

악재가 주가에 기반영되면서 시선은 내년도 턴어라운드 가능성으로 쏠리고 있다. 북미 ESS, 유럽 장기계약, 전구체 내재화 등의 뉴스가 쌓이면서 주가를 풀무질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목표 주가를 각각 15.8%, 22.2% 올리며 11만 원, 10만 원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ESS용 LFP는 전기차 회복을 기다리는 것보다 실적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테슬라가 데이터센터를 늘리는 상황에서 테슬라와 오랜 파트너 관계인 엘앤에프가 ESS 수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리튬·니켈 가격의 재하락, 북미 투자 타이밍 지연 등은 여전히 주가에 부담이 될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목표 주가 평균은 9만5400원이다. 1년 전 15만8000원 대비로는 폭락 수준이다. 다만 3개월 전 9만3300원보다는 높아지면서 주가 눈높이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양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경쟁업체 대비 미국발 위험 요인은 미미하지만, 긍정적 투자 포인트는 여럿”이라며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테슬라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은 테슬라의 신사업 전개 과정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의 차세대 ESS 공개 등 에너지 사업 확장과 로보택시 서비스 영역 확대, 휴머노이드 로봇 출시 임박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엘앤에프에 낙수효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북미 AI 데이터센터향 ESS용 LFP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비중국 LFP 공급은 뚜렷한 경쟁업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엘앤에프의 중장기 수주 계약 체결 소식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엘앤에프는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내년 4분기부터 LFP 배터리를 양산하고 북미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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