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日 최초 여성 총리 도전하는 ‘보수 여제’ 다카이치 사나에

현정민 기자 2025. 10.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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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자민당 총재 선거 실시…고이즈미·다카이치·하야시 3강 구도
별명은 ‘탈레반 다카이치’…아베 계승한 강경 보수 인사로 분류
최근에는 ‘온건 보수’로 선회하는 양상 보이기도
전문가 “여성으로서 갖는 상징성이 지지율 견인”

일본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 총재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자민당이 창당 이후 사상 처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양당에서 소수여당이 된 가운데, 이번 선거로 대대적인 정계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일본 자민당 총재직에 도전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연합뉴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는 5명이 후보자로 나선 상태다. 이중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투톱’ 구도를 형성해 양강 구도를 보였으나, 막판에 접어들며 중도 온건파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맹추격하면서 선거는 3강 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당 리더인 총재가 총리가 되는 구조로, 1차 투표는 국회의원 295명의 표와 당원·당우표를 1 대 1 비율로 환산한 295표를 더한 총 590표로 치러진다. 1차에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없는 경우, 1위와 2위 후보가 결선 투표에 오르는 방식이다. 결선은 국회의원 295표와 47개 도도부현(都道府현·광역지방자치단체) 1표씩을 반영, 도합 342표로 의원들의 표가 향방을 가르게 된다.

현지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과반 지지를 얻은 후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결선투표가 치러질 확률이 높은 이유다. 현재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의원 지지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당원·당우 지지에서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우세한 분위기다. 여기에 하야시 장관 또한 막판 존재감이 커지면서 결선 진출자가 뒤바뀔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여론은 특히 이번 선거로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그 주인공이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지난해 총재 선거 1차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인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여자 아베’로 잘 알려져 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과거 ‘탈레반 다카이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강경 보수 행보를 보인 정치인이다. 1961년 일본 나라현 북부에 소재한 야마토코리야마시에서 출생, 어머니는 나라현의 경찰관이었으며 아버지는 토요타 계열 자동차 회사에 재직한 직장인이었다. 통상 일본 유력 정치인들은 대대적인 정치 가문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배경이다. 정치 입문 전에는 후지TV 등 방송 매체에서 캐스터로 활동했으며, 1993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1996년 자민당에 입당한 바 있다.

특히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경제적 정책을 계승하면서 강경 보수 이념을 선명히 드러내왔다. 1993년 중의원에 당선되면서 함께 당선된 아베 전 총리와 정치적 동지가 됐으며, 왕실 문제와 경제 정책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합을 맞춰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대담한 금융정책 ▲신속한 재정정책 ▲신성장전략 등을 내세운 자신의 경제 정책 패키지에 대해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사나에노믹스’로 명명, 계승 의지를 표해온 바 있다. 최근에는 대미 투자와 관련, 후보 중 유일하게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가 하면, “다케시마의 날에 장관이 참석해야 한다”며 강력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강성 이미지를 덜어내면서 ‘온건 보수’로 선회하려는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세금 감면과 현금 지급을 결합해 중·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급부형 세액공제’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도쿄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대답 대신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여성으로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갖는 상징성이 그에 대한 지지율을 높이고 있다고 본다. 나카바야시 미에코 와세다대 교수는 “유권자들은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여성이 총리에 오른다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2008년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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