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책상에 ‘트럼프 2028’ 모자 떡하니… 진짜 3선 노리나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5. 10. 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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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야당 지도부 보란 듯
美 헌법선 대통령직 3선 금지
‘부통령 당선 뒤 승계’ 우회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하며 2028년 대선 3선 도전을 암시하는 'TRUMP 2028' 모자를 책상에 꺼내놓은 모습.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막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와 협상하는 자리에서 ‘TRUMP 2028’이라고 적힌 모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트럼프의 2028년 대선 3선 도전을 암시하는 문구다.

트럼프가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전날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진행한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 사진을 3장 올렸다. 이들 사진에는 여야 지도부가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책상 위에 흰색 글씨로 ‘TRUMP 2028’이라고 적힌 빨간 모자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이를 노출하고 부각시킨 것이다. CNN은 이를 두고 “민주당을 향한 노골적 메시지”라고 평가했고, 뉴욕포스트는 “협상장을 조롱한 행위”라고 전했다. 당시 자리에 있던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CNN에 “옆에 앉은 밴스 부통령에게 ‘이거(모자) 문제 안 되나’라고 물어봤는데, 밴스는 ‘노 코멘트’라고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모자가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미국 정치권에서 올 초부터 화두가 되고 있는 ‘트럼프 3선론’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미 수정헌법 22조는 ‘누구도 대통령직에 두 번 넘게 선출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4선까지 도전해 성공하고, 1945년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41일 만에 죽은 뒤 제정된 것이다. 따라서 이미 두 차례 대통령에 오른 트럼프가 2028년에 다시 출마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개헌을 통해 3선 도전의 길을 열 수는 있지만, 현재 공화당이 간신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의회 의석 구도로는 가능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시시때때로 “출마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내가 그것을 하길 원한다” “아마도 안 할 것” 같은 모호한 발언을 반복하며 3선 논란을 키워왔다. 트럼프 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최근 “트럼프가 3선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우회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2028년 대선에서 현 부통령 J D 밴스가 대통령 후보로,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로 나서 ‘밴스 대통령-트럼프 부통령’ 조합을 만드는 구상이다. 만약 밴스가 임기 중 사퇴하거나 유고 상황이 되면, 트럼프가 부통령에서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 22조는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세 번 선출(being elected)되는 것을 금지할 뿐, 승계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물론 헌법적으로 거센 논쟁을 불러올 사안이다. 이 때문에 미 정가에는 ‘트럼프라면 못할 게 없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는 시각이 모두 존재한다. 워싱턴의 소식통은 “실제 3선 시도를 할 것이냐와 별개로 트럼프가 그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으면서 ‘레임덕’을 예방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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